[멀어진 3월 인하] 美 금리 인하 예상 시기 줄줄이 밀려…하반기 개시 전망까지
2024-02-01 15:20
3월 금리 인하 가능성 30%대로 추락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들 금리 인하 예상 시기 늦춰
피치는 7월까지도 금리 인하 없을 것으로 예상
'마라도나 금리 효과'에 당했다는 분석까지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들 금리 인하 예상 시기 늦춰
피치는 7월까지도 금리 인하 없을 것으로 예상
'마라도나 금리 효과'에 당했다는 분석까지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식었다. 주요 기관들은 연달아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미루고 나섰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OMC는 3월이 그것(금리 인하)을 해야 할 시기인지, 3월 회의까지 확신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인하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혹은 소위 기본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3월 금리 인하 꿈에 부풀어 있던 시장 분위기는 급속 냉각됐고,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그는 작년 12월 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하며 금리 인하 기대를 부채질 했던 터였기에 충격도 컸다.
오랜 기간 연준의 3월 금리 인하를 전망해왔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줬다"며 첫 금리 인하 전망 시기가 5월로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5회로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첫 금리 인하가 6월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3차례에 걸쳐 총 75bp(1bp=0.01%)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BofA는 모두 연준의 양적긴축(QT)은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JP모건은 원래와 같이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5월에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마라도나 금리 이론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FOMC 회의에 대해 파월이 펼친 '마라도나 금리 이론'에 모두가 당했다고 평했다. '마라도나 금리 이론'이란 머빈 킹 전 영란은행(BOE) 총재가 2005년 언급한 것으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 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수퍼스타 디에고 마라도나가 기록한 2번째 골에 빗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행보를 설명한 것이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이 골은 마라도나가 중앙선 근처부터 잉글랜드의 골문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드리블하면서 골키퍼를 포함해 총 6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기록한 골이다.
마라도나 금리 이론에 따르면 당시 마라도나는 일직선으로 질주했음에도 그가 좌우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던 수비수들이 먼저 반응함에 따라 오히려 마라도나에게 질주 공간을 열어준 것으로, 중앙은행들이 실제적인 금리 변화 조치 없이 시장의 기대 만을 컨트롤하면서 통화정책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BofA는 이날 FOMC 회의 이후 "마라도나 금리 이론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들이 종종 통화정책을 실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리라는 것을 시장이 믿도록 해서, 시장이 자체적으로 완화 혹은 긴축을 취하게끔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