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방암 엄마, 자녀 정서발달엔 영향 없어··· 평균比 3% 높아"
2024-01-31 10:20
유방암 환자 우울증 2.3배↑··· "치료 전념해야"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 연구, 美 의사협회 게재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 연구, 美 의사협회 게재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엄마가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자녀들의 정서 발달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유방외과 김희정·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팀은 20세부터 45세까지 젊은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 499명의 12세 미만 어린 자녀들에게 행동평가척도(CBCL)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정서 발달 정도가 정상 범위에 있는 아이들이 87%로 일반 아이들에 비해 오히려 3%가 높았다. 유방암 진단이 자녀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이 없는 것이다.
행동평가척도 검사는 아동 및 청소년의 사회 적응과 정서·행동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신뢰도 높은 검사법이다. 불안, 우울, 규칙위반성, 공격행동성 등을 전체적으로 측정한다.
다만 어린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 200명의 우울증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어린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이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한국판 양육 스트레스 검사(K-PSI-SF) 점수가 높을수록 환자들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06배 높아졌다. 자녀가 6~12세인 경우 6세 미만인 경우에 비해 육아 스트레스 점수가 3.1배 높았고, 엄마와 다른 가족이 양육할 수 있는 환자들은 엄마만 주 양육자인 경우에 비해 육아 스트레스 점수가 3.4배 떨어졌다.
김효원 교수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유방암 환자들은 암 치료에 전념하다 보니 보살펴줘야 할 자녀들을 더 잘 챙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하는데, 환자들의 유방암 진단과 아이들의 정서 발달과는 큰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정 교수는 “어린 자녀까지 있는 경우 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 등 정서적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더 커진다”면서 “환자들의 정서적 문제가 치료 결과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녀에 대한 미안함 대신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