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8800억' 리벨리온…KT그룹과 AI 풀스택 사업 본격화

2024-01-30 14:55
16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KT·KT클라우드 등 SI로 투자 참여
'아톰+' 활용 AI 데이터센터 추진

리벨리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아톰' [사진=리벨리온]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인 리벨리온이 KT그룹과 초거대 AI와 초거대언어모델(LLM)의 두뇌 역할을 할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에 속도를 낸다. KT그룹은 2022년 리벨리온에 33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33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전략적 투자자(SI)로서 'AI 풀스택' 전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리벨리온은 '파두 사태'로 유발된 반도체 투자 혹한기를 뚫고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총 16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리벨리온은 총 8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사실상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상장 전 초기 기업을 말한다.

1650억원 가운데 330억원은 AI 반도체 사업 파트너인 KT그룹이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KT·KT클라우드·KT인베스트먼트가 각각 200억원·100억원·30억원을 투자했다.

리벨리온은 다양한 글로벌 투자사에서 투자를 받으며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우선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파빌리온 캐피탈에서 투자받았다. 프랑스 경제부·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만든 코렐리아 캐피탈과 일본계 DG다이와벤처스도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AI업계에선 이번 투자를 계기로 SK텔레콤(AI 모델)과 자회사 사피온(AI 반도체)이 'AI 피라미드' 전략을 전개하는 것처럼, KT(AI 모델)·KT클라우드(클라우드)와 리벨리온(AI 반도체)이 협력해 AI 풀스택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 AI 풀스택이란 기업이 AI 서비스를 구축·운영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일체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KT그룹과 리벨리온은 우선 올해 중 리벨리온이 양산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아톰 플러스'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KT 기술혁신부문에서 개발한 AI 파운데이션(기초) 모델 '믿음' 기반 LLM과 아톰 플러스를 기업과 정부 기관에 함께 제공해 빠르고 저렴하게 업무에 생성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아톰 플러스는 리벨리온이 지난해 선보인 2세대 AI 반도체 '아톰'을 기반으로 양산에 앞서 AI 추론(실행)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2.5세대 AI 반도체다.

KT그룹은 리벨리온이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도 적극 채용할 방침이다. 리벨은 그래픽 더블 데이터 레이트(GDDR) D램을 탑재한 아톰 플러스보다 상위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공급한 HBM D램을 탑재, 700억개(70B) 이상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LLM도 단일 칩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리벨에는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삼성전자의 이종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3차원(3D) 칩렛'과 '인터포저'도 적용한다.

황태현 KT클라우드 대표는 "KT그룹의 이번 투자로 국내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리벨리온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리벨리온을 포함해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초거대 AI 산업용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와 사업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