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내 부자 순위에서 삼성가(家)는 지난해보다 2계단 내려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시아 부호 상위 20위권에 포함된 한국 재벌로는 삼성가가 유일하다. 

29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부호 가문 상위 20곳이 보유한 재산은 지난 24일 현재 5340억달러(약 714조4900억원)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삼성 일가의 보유 재산은 182억 달러(약 24조3500억원)로 아시아 상위 12위다. 지난해(185억달러)보다 3억 달러 정도 줄었고, 순위도 2계단 하락했다. 

앞서 삼성 일가는 2019년(285억 달러), 2020년(266억 달러)로 아시아 부호 상위 5위를 차지했으나 2022년 15위(163억 달러)로 떨어졌다.

아시아 부호 1위는 인도 최대 석유·통신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소유한 암바니 가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한 이들 일가는 1027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했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27층 규모의 호화 저택에 거주 중이다. 

2위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자룸과 BCA은행 등을 보유한 하르토노 가문(448억 달러)이, 3위는 인도 건설업체 사푸르지 팔론지 그룹을 운영하는 미스트리 가문(362억 달러)이 차지했다. 미스트리 가문은 지난해 대비 순위가 1계단 올랐다. 

4위와 5위에는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순훙카이를 이끄는 궈(郭) 가문(323억 달러), 태국 대기업 CP그룹을 이끄는 체라와논 가문(312억 달러)이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는 에너지 음료 레드불 제조사 태국 TCP 그룹의 유위티야 가문(302억 달러), 인도의 철강·에너지 기업 OP진달그룹의 진달 가문(276억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위권에 중국 본토 재벌 가문이 포함되지 않은 건 202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창업주 마윈이 이끄는 알리바바그룹 등 1세대 기업과 단일 후계자 기업은 제외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아시아의 부와 권력의 집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인도 주식시장이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 시장이 되는 등 인도가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