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LPR 동결 실망감에 1~3% 급락...상하이 3년 9개월래 최저
2024-01-22 18:05
"공격적인 부양책 필요"
22일 중국 증시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실망감 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750선까지 내려앉으며 코로나19 초기이던 2020년 4월 이후 3년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75.94포인트(2.68%) 하락한 2756.34, 선전성분지수는 307.48포인트(3.50%) 내린 8479.55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50.87포인트(1.56%), 48.56포인트(2.83%) 밀린 3218.90, 1666.8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으나 규모는 작았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10억47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7억38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3억900만 위안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인민은행은 이날 대출우대금리(LPR) 1년 만기는 3.45%, 5년 만기는 4.20%로 동결했다. 지난해 8월 LPR 1년만기를 0.1%포인트 인하하고, 5년 만기는 동결한 이후 9월부터 5개월 연속 동결이다.
LPR는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다. 인민은행이 LPR로 은행권 대출금리를 조절하고 있어 LPR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물 LPR는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고,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앞서 지난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2.50%로 동결되면서 시장에서는 MLF와 같이 움직이는 LPR도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경기 둔화 우려 속 보다 공격적인 부양책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마빈 첸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 하락 원인으로는 단기적인 상승 촉매제 부족과 역내 더 매력적인 대안(일본 등)으로의 유출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약세와 은행권 수익성 악화 등의 우려로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말까지 LPR이 0.2%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리 인하만으로는 투심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UBS그룹 AG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의 통화 완화 정책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증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부동산 침체 심화, 디플레이션 압력, 중국 정부의 소극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한 불확실성과 대중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 역시 비관론에 힘을 싣는다"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125개에 그쳤고, 하락한 종목은 4965개에 달했다. 118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호텔 및 외식·게임·의약·반도체·부동산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다만 구이저우마오타이(600519), 닝더스다이(300750), 초상은행(600036) 등 일부 우량주는 강세를 보였다.
마오타이는 이날 중국 최대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와 콜라보한 음료인 '장향 초콜릿 음료'를 출시했다. 앞서 출시한 루이싱커피와의 첫 콜라보 음료 장향라떼는 출시 첫날에만 542만잔(매출액 1억 위안) 판매하는 대박을 터트린 바 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2.27% 내린 1만 4961.18로 장을 닫았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장중 3.6%까지 추락, 2.44% 하락한 5001.95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