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반쪽짜리 서울 5호선 연장...인천 지적 경청(傾聽)하라

2024-01-20 15:47
유정복, 그동안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한 5호선 안이 훼손된 불합리한 결정 '반발'
정부 중재안 연장의 수혜는커녕 사업 부담만...당초 인천시가 요구했던 4개역을 2곳 축소

유정복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교통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모습 [사진=인천시]
중요도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가 있는 법인데 이를 무시하면 주객이 전도되기 마련이다. 지난 19일 발표한 정부의 지하철 5호선 조정안은 꼭 이 모양새라는 것이 인천시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쯤 되면 ‘족반거상(足反居上)이나 다름없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광위의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 노선 조정(안)이 발표가 나자 "인천시가 오랜 기간 검토하고 분석한 최적안에서 원당역과 불로역을 제외하는 등 그동안에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해 온 안이 훼손된 불합리한 결정이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교통망 확충은 지역 발전은 물론 국민의 재산,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철도 노선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최대한 구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국책사업일수록 도시 계획과 국토 계획이 수립되고 교통망과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지하철 5호선 연장은 거꾸로 신도시가 발표되고 교통이 따라붙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노선이 직선화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김포시의 갈등도 그래서 생겨났다.
 
그리고 갈등 5년 만에 정부가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노선과 관련 인천 검단 신도시에 2개 역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조정안을 제시했다. 앞으로 늘어날 인천 검단 신도시 수요를 감안해 인천 지역을 깊게 돌아 나오면서 김포 쪽으로 정거장 하나를 옮겨주는 안이 채택된 것이다. (아주경제 1월 18일 자 보도)
 
반면 인천시는 U자형으로 인천을 깊게 돌아 나오면서 인천 내 4개 역을 정차하는 노선을 내세웠다. 반면 김포시에는 7개의 정거장이 들어선다. 노선 모양은 곡선화가 됐지만 시간이 더 소요되는 문제점을 안게 됐다. 하지만 일단 김포시는 수용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인천지역이다. 이번 조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 가능성이 예상되어서다.
 
벌써 사실상 김포시 손을 들어주는 조정안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인천시의 반발은 더욱 강하다. 인천시가 주장했던 U자형이 받아들여졌지만, 검단신도시 등 요구했던 4개 역사가 2개로 줄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분담 사업비 문제도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어서다.
 
현재 정부의 중재안 대로 라면 인천 지역 사업비는 약 6714억원으로 23% 정도를, 김포 지역은 77%인 2조 2648억원의 사업비를 분담해야 하는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인천시가 수용할 것인지 의문이다. 추후 사업비 변경에 따른 분담 비율은 재산정될 수 있다고 하지만 인천시는 부정적이다. 아울러 서울에서 옮겨갈 건설폐기물처리장 설치도 두 지자체가 함께 논의토록 한 현안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호선 연장은 김포와 인천 내 신도시 주민의 출퇴근난 해결을 위해 2017년부터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막상 정부 중재안의 뚜껑을 열어보니 5호선 연장의 혜택을 받기는커녕 사업비 부담만 떠안게 됐다는 것이 주민 여론이다. 현재 인천 검단신도시를 통과해 서울로 이어지는 공항철도도 출퇴근 혼잡도가 150%를 넘는다. 5호선 연장 사업에 거는 주민들은 기대는 이 때문에 더욱 높았다. 한편 이번 조정안은 확정된 건 아니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 주관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그렇지만 두 지자체 중 한 곳이라도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다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지금으로선 오리무중이다. 인천시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추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중재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사실이다. 오는 2월까지 각 지자체 지역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5월 중 광역교통 시행계획 변경, 6월 중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니 5호선 연장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천지역 목소리를 경청(傾聽)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