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장단에 '혁신' 강조한 신동빈... "실패 두려워 말고 강력히 실행해야" 주문
2024-01-18 18:43
롯데그룹, 18일 상반기 VCM 진행...사장단 등 수뇌부 80여명 총출동
'차기 후계자'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사장단회의 공식 입성
'차기 후계자'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사장단회의 공식 입성
신동빈 롯데 회장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강력한 실행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신동빈 회장 외에도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김상현 유통HQ 총괄 대표 겸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겸 부회장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겸 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등 80여명의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배석했다.
이번 VCM에서는 ‘목표 지향 경영을 통한 실행력 강화’를 주제로 한 외부 강연을 들은 뒤 올해 주요 경영 환경, 실행력 강화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국내 경제의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 뒤 “그룹 전체가 경영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올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 목표 달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해서 어떠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산업 내 선도적 입지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종합적 리스크 관리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신 회장은 “베트남 쇼핑몰 중 최단 기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예상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글로벌 사업 확장 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성장 기회가 있는 국가라면 사업 진출과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면서도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CEO 역할로는 ‘비전’과 ‘혁신’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조직과 직원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우리도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신 회장은 혁신의 실행을 위해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재차 ‘실행력 강화’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올해 VCM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공식 참석했다는 점이다. 신 전무는 지난해 1월과 7월에 열린 VCM에 참석했지만, 당시에는 롯데케미칼 상무로 공식 참석 대상은 아니었다. 미래성장실은 롯데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핵심 조직이다. 최근 ‘글로벌팀’과 ‘신성장팀’ 등 두 개팀을 산하에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현재 신 실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임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한편 VCM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롯데월드타워 1층에 조성된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흉상 앞에서 추도 행사가 진행됐다.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별세 4주기를 하루 앞두고 마련된 추모식은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전무를 비롯해 20여명의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약 5분간 진행됐다. 신 회장과 신 전무는 흉상 앞에서 묵념한 뒤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