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공천 논란 '조선제일검'…"이준석 신당 '주워담기' 쉬워져"

2024-01-18 17:26
개혁신당에 중진 현역 최대 20명 '노크'…"주로 컷오프 대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조선제일검'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휘두른 칼이 이준석 개혁신당 확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서울과 인천에서 진행된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마자로 소개해 공정성 논란에 직면했다. 한 위원장의 '자객 공천'은 현역 중진 의원들의 이탈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에 문을 두드리는 현역 의원 수는 최대 20명이 이른다. 모두 국민의힘 측 영남권 3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다. 개혁신당은 오는 20일 창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신당의 성공 요인으로 현역 의원의 합류 숫자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와 만나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에 오른 분들이 주로 입당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 현역 의원들도 탈당을 위한 명분은 필요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누가 관심을 보이는 지는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에서는 '한동훈표 시스템 공천'으로 '현역 의원 물갈이론'이 확산 중이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공천관리위원회가 확정한 공천 심사 기준안을 의결했다. 이 기준안에는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현역 의원에 대한 감점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1차 회의에서 현역 의원 중 하위 10%에 해당하는 7명을 컷오프하고, 하위 10~30%인 18명은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점하는 평가 방안을 내놨다.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은 15% 감점을 적용한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도 심사에 20% 반영된다.

3선 이상 의원 중 평가 하위 10~30%에 해당하면 최대 35%가 감점되는 셈이다. 현재 감점이 적용되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영남권 10명을 포함해 22명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중진급 의원들이 출마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거의 학살 수준의 공천룰"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향후 탈당하는 의원들은 많아질 것이다.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공천 탈락 후 탈당하는 이들을 '주워담기'가 더욱 용이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평론가는 "비대위원 인선만 봐도 김 위원을 제외하면 모두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尹心)이 적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총선이 가까워질 수록 전략 공천은 남발될 것이다. 이들 비대위원들에 대한 자객 공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위원장은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와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원 전 장관과 김 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한 위원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출마자를 소개한 것은 수도권 승리를 위한 의지를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 위원장의 '깜짝 공천'에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낙하산 공천'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두가 모인 공개석상에서 (김 위원을) 지목한 것은 사실상 공천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누군가를 치기 위한 자객 공천은 정치권에서 있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한 위원장보다 당 생활을 훨씬 오래했다"며 "탈당하거나 제3정당으로 가는 행보는 없을 것이다. 담담하게 경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선 인천 계양을 당협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계양 구민들 사이에는 연고 없는 낙하산 공천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누가 계양을 위해 일할 사람인지, 계양을 이용할 사람인지 현명하게 구분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