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회복 더딘 'K-뷰티'...올해 격전지는 일본

2024-01-18 13:57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장 내부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그래픽=김효곤 기자]

일본이 국내 뷰티 기업들의 신(新) 격전지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중국 수출 실적이 부진하자, ‘K-뷰티’ 붐이 불고 있는 일본으로 방향키를 돌린 것이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일본 리테일 채널 접점과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일본에 진출한 에뛰드, 이니스프리 외에도 2020년 에스쁘아, 2022년 라네즈에 이어 지난해 헤라와 메디 뷰티브랜드 에스트라까지 모두 현지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현재 해당 제품들은 각 브랜드 전략에 따라 △원브랜드숍 △앳코스메(@Cosme) △로프트(Loft) 등의 현지 주요 뷰티 편집숍(MBS)과 주요 온라인몰 등에 입점해 있다.
 
마케팅 성과도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팬데믹에 따른 뷰티시장 위축에도 자사의 지난 일본 법인 매출은 2021년 이후 매년 성장세”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상품과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일본 뷰티 시장의 빠른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색조 화장품 시장은 자국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기초화장품 대비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자사 화장품 브랜드 글린트 바이이 비디보브(글린트)와 프레시안, 힌스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글린트 하이라이터는 온라인몰 큐텐 1위에 올랐고 프레시안의 에그라이크 쿠션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큐텐 내 높은 고객만족도를 유지 중이다. 
 
애경산업은 AGE20's(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LUNA) 등을 통해 일본 시장 내 점유율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큐텐과 아마존 재팬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비롯해 로프트, 프라자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해 있다.
 
이처럼 국내 뷰티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가장 큰 이유는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시장의 위축이다.
 
또한 일본 화장품 시장이 중국 다음으로 규모가 있는 시장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 화장품 시장은 약 357억 달러(47조9879억원)으로 세계 화장품 시장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부는 ‘K-뷰티 붐’도 시장의 매력도를 높인다. 일본은 자국 화장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최근 MZ세대에게 중저가 한국 색조 화장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은 K뷰티가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한류열풍으로 일본 화장품 수입국 1위를 한국이 차지할 만큼 한국 뷰티 브랜드 인기가 높아졌다”며 “단기간 내에 중국 시장만큼의 성과를 내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력도가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