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의 자원이야기] 새해 광물가격, 우라늄만 떴다

2024-01-16 17:30

미국 시카고에서 우라늄 가격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에 원자력 발전소 확대가 활발히 진행된 것이 원인이다. 

다만 우라늄을 제외한 주요 광물들은 장기화한 경기침체로 연일 하락세다. 특히 예상보다 부진한 전기차 판매 실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광물들은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세계적인 원자력 확대 추세에 우라늄 가격 15년 최고치
16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월 8~12일) 우라늄 현물가격은 전주 대비 3.7% 오른 파운드당 95.66달러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지난 12일 우라늄 가격이 전일 대비 7.93% 급등한 파운드당 102.7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간 평균 가격으로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최대치며, CME에서의 가격은 15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배경은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원자력 발전 확대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24개국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용량을 세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도 2030년까지 현 원자력 발전용량의 두 배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혀, 세계 우라늄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업체 카자톰프롬(Kazatomprom)사가 신규 프로젝트 개발 지연과 함께 우라늄 추출 원료 황산의 확보 어려움으로 향후 2년간 생산실적이 목표 생산량의 9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하자 우라늄 가격은 더욱 강한 상승 압력을 받게 됐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주요국들이 러시아산 우라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인 것도 우라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2024년 1월 둘째 주 6대 전략광종 가격 (단위:달러/톤, 우라늄:달러/파운드) [표=한국광해광업공단]
 
◆전기차 판매 부진 속 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가격 반토막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에 돌입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광물들은 올해도 같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1월 둘째 주 탄산리튬 가격은 전주 대비 1.6% 감소한 톤(t)당 1만331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가격인 t당 3만5697달러와 비교해 62.4%가 감소했다.
 
특히 수산화리튬은 주요 수입국인 한국의 수요 부진으로 전주 대비 4.7% 떨어진 t당 1만1220달러를 기록, 1월 둘째 주 희토류를 제외한 희소금속 중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코발트 가격은 전주 대비 0.9% 감소한 파운드당 16.52달러다.

예상치를 하회하는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이차전지 생산 감소로 이어지면서 관련 금속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미국의 시장조사기업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 증가했다. 높은 수준의 판매 증가량이지만 2022년 4분기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전년 동기 대비 52%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치를 하회한 것이다.
 
지난달 6일 기준 미국 내 전기차 재고는 256만대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도 71일을 판매할 수 있는 분량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코발트를 사들이지 않고 재고만 사용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이유로 전략광물인 니켈도 공급과잉에 들어서면서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1월 둘째 주 니켈 가격은 전주 대비 0.4% 떨어진 t당 1만607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가격인 2만5605달러와 비교하면 16.1%가 내렸다.
 
◆ 세계적 경기둔화에 철광석, 동도 가격조정...유연탄은 계절적 요인으로 상승
세계적인 경기둔화 국면으로 철광석과 동 등 주요 광물 역시 하락세다. 다만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유연탄은 소폭 상승했다.
 
1월 둘째 주 철광석 가격은 전주 대비 4.5% 큰 폭 하락한 t당 136.87달러를 기록했다. 1월 초와 비교하면 크게 내렸지만 지난해 평균 가격인 119.32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 등 소비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건설경기가 악화하는 등 여러 요인이 철광석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올해 1분기 생산량을 약 10% 하향조정했다.
 
인기 투자 광물인 동의 가격은 전주 대비 1% 내린 t당 8301을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우려가 심화하면서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자산관리업체 중즈그룹의 파산 및 페루 동 광산의 생산량 확대 등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료탄과 원료탄은 각각 1.2%, 2% 오른 t당 129.79달러, 336.8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도중에도 겨울철 소비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한국이 수출한 UAE의 첫 원자력 발전소 바라카 원전 전경 [사진=한국전력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