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 초격차 달성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청사진이 나왔다. 2047년까지 민간 주도로 622조원을 쏟아부어 경기도 남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65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 346만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 기업 매출도 204조원 이상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한 반도체 기업·기관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현재 19개 생산 팹(공장)과 2개 연구 팹이 집적돼 있다.

우선 2047년까지 민간에서 622조원을 투자해 16개(생산 팹 13개, 연구 팹 3개) 신규 팹을 신설한다. 2027년에는 생산 팹 3기, 연구 팹 2기가 완공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산단)에 팹 6기를 신설하는 데 360조원, 평택 일반산단에 팹 3기를 짓는 데 1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총 투자액 중 500조원을 책임진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일반산단에 122조원을 투입해 팹 4기를 신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102만㎡ 규모로 2030년 기준 웨이퍼를 월 770만장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22조원 투자가 완료되면 세계 최대 클러스터이자 최첨단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지가 될 것"이라며 "메가 클러스터 완성을 위한 반도체 인프라와 투자 환경은 정부가 책임지고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팹이 총 37기 완성되면 민생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650조원의 생산 유발과 함께 소부장 팹리스 등 협력 기업들도 매출이 204조원 증가해 민생이 더욱 따뜻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팹 건설·운영, 장비·원료 생산 확대, 인프라 확충, 반도체 전문 인력 추가 채용 등을 통해 346만명 규모의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추산이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30% 수준인 반도체 공급망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4개에 불과한 소부장 관련 '매출 1조 클럽' 기업도 10개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정책금융을 올해부터 3년간 24조원 확대 공급한다. 단순 계산하면 1년에 8조원 정도로 전년(6조6000억원) 대비 21% 늘어난 액수다. 지난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확대한 데 이어 인센티브 확충과 킬러 규제 혁파 등 투자 환경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 공백 상태에 가까운 양산 검증 지원을 위해 '테스트 베드(시범 사업장)'를 2027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테스트 베드 총 사업비는 9000억원 규모며 용인 클러스터 내에 구축된다.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반도체 계약학과,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 교육 과정을 통해 올해에만 학사급 실무 인재를 약 3만명 양성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에서는 석·박사급 인재 3700명을 키운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사이언스 카드' 비자 기한을 현행 1년에서 최장 10년으로 늘리고 외국인 거주 원스톱 지원 등 제도 개선을 병행해 해외 연구자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국내 연구자의 해외 연구기관 파견도 2027년까지 2060명으로 확대하는 등 인력 교류를 촉진한다. 

안 장관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기 완성으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메가 클러스터 성공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세계 최고의 산업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