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법·중대재해법...민생법 1만6521건 '쌍특검법' 밀려 총선까지 처리 불투명

2024-01-15 02:00
표심 이탈 우려에 재표결 지지부진
다음달 마지막 임시국회도 넘길 듯

국회 본회의장 전경. 2023.12.2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5일 시작되는 1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민생 현안 법안 처리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는 쌍특검법 외에도 주택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한국수출입은행(수은)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들이 해를 넘겨 방치돼 있다. 4·10 총선일정을 감안하면 1~2월 임시국회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회 계류 법안은 1만652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핵심 쟁점은 이른바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각각 수사할 특별검사(특검) 도입 법안의 재표결 여부다. 
 
이들 법안은 민주당 등 야당이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달 5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돌아왔다. 대통령실 측은 여야 합의 없이 야당이 강행 처리한 데다 총선을 앞둔 악법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배우자 비리에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한 이해 상충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검토 중이다. 결국 임시국회 내에서도 쌍특검법 재표결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원안 그대로 재의결하자는 주장을 계속 이어가면서 총선까지 미루는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적한 독소조항을 토대로 수정안을 만들어 협상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임시국회 내에서도 재표결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여야 간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잘못 개정하면 핵심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여야 정쟁으로 인해 민생 법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등의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

주택법 개정안의 경우 여당은 주거 안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도 국민의힘은 영세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빨리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산업현장 안전 계획 수립이 우선이라며 합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본회의 상정이 불발된 데 이어 1월 국회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수은법 개정안은 방위산업 수출 확대라는 국가적인 문제인 만큼 극적인 여야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수은법은) 법정자본금 한도가 워낙 오래 전부터 묶여 있었다. 최근 방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야당에서도 이 부분은 협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