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지주사‧SBS 지분 담보 제공"... 채권단 긍정 평가에 '워크아웃 청신호'

2024-01-09 13:39
"기존 자구안으로 위기 벗어나지 못할 시…지분 담보할 것"
"과한 욕심 때문에 발생한 일, 정상화 위해 최선 다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지주사인 티와이(TY)홀딩스와 주요 계열사인 SBS 지분을 담보로 해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태영 측이 티와이홀딩스나 SBS 지분 담보에 대해 부정적이던 태도에서 선회한 것이다. 채권단도 이날 태영그룹 측 추가 자구계획과 책임 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9일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에 제시한 자구안을 이행했음에도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태영건설에 투입할 계획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채권단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과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은 “이미 발표된 자구안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4월까지 유동성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주주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BS 지분 매각에는 선을 그었다. 최 부회장은 “방송기업이라 일반 기업과 달리 매각 등에 법적 규제가 많아 어렵다”면서 “담보 제공은 필요하다면 내놓을 수 있고 유권해석도 받았다”고 말했다.  
 
윤 창업회장은 워크아웃 신청 후 자구계획 이행과 관련해 “일부 자구계획에 대한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으나 다시 자금을 마련해 전액 태영건설에 더 투입했다"며 오해와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창업회장 아들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도 “이번 사태로 인해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국민과 정부, 채권단에 깊은 염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반드시 태영건설을 정상화해 채권단을 비롯해 저희와 관련된 모든 분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태영 측 추가 자구계획 발표 이후 채권단 입장문을 통해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