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사격에 우리 군도 맞대응…서북도서 일대서 해상사격훈련

2024-01-05 16:58
신원식 국방부 장관, 합참 통제실서 훈련 실시간 확인·점검
"적 도발 시 '즉·강·끝' 원칙 압도적·공세적으로 응징" 지시

신원식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13년 만에 부활한 천안함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우리 군이 5일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어기고 이날 서해에서 포사격 도발을 감행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을 직접 찾아 군의 해상사격훈련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에 따라 응징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백령도 6여단과 연평부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시행했다. 군은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북방한계선(NLL) 남방 해상지역에 가상표적을 설정해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신 장관은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훈련을 점검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전면적 파기를 선언한 이후 오늘 오전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 장관은 “이런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에 대해 우리 군은 즉·강·끝 원칙에 따라 적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태세를 갖춰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해상사격훈련은 북한군이 오늘 오전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군이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군의 동향을 지속 추적·감시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으며, 탄착지점은 NLL 북방 일대라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북한군이 해상 완충구역에서 사격훈련을 한 것은 2022년 12월 6일 강원도 고성·금강 일대에서 실시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서해 및 동해 NLL 일대에 설정됐다.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하면 군사합의 위반이다.
 
합참은 “2023년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 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9·19 합의 전면 무효화 선언 이후 GP 복원의 일환으로 만들었던 목재 경계초소를 콘크리트 초소로 대체한 정황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북한군은 파괴했던 10개 GP를 모두 콘크리트로 복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5년 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운영 중이던 각각 11개 GP 중 10개를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이에 따라 DMZ 내 북한군 GP는 160여개에서 150여개로, 우리 군 GP는 78개에서 67개로 줄었다.

북한이 GP를 콘크리트 초소로 되돌리는 것은 총기와 화포 등 무장하고 병력을 상주시켜 본격 운용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군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도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의선 도로는 2004년 남북 간 연결 공사가 완료됐다. 2006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가 열린 뒤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이 도로로 왕래했다. 이후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이용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동해선 도로 주변에 전기 철조망을 설치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