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母子' 서울아산병원서 두 번째 심장 받았다

2024-01-04 11:38
"엄마는 심장이식, 아들은 인공심장"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 100례 달성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철현 교수, 인공심장삽입술을 받은 이 씨, 심장내과 김민석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성공적인 치료를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아산병원]
 
심장 근육 이상으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확장성 심장병증을 앓고 있던 엄마와 아들이 서울아산병원에서 각각 두 번째 심장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심부전·심장이식센터가 지난해 11월 말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던 30대 이 모 씨에게 심장이식 전까지 건강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엘바드) 삽입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이씨의 어머니 김모씨 또한 같은 질환을 앓아 14년 전인 2009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바 있다.

2009년 당시 40대였던 김씨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었고, 유일한 치료법인 심장이식을 기다리고 있던 해였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센터로부터 뇌사자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어머니는 같은 해 6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성호 교수의 집도 아래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새로운 심장으로 건강하게 생활해 오던 김씨는 아들이 본인과 동일한 심장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산병원 의료진과 논의 끝에 이씨는 심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인공심장 삽입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씨는 심장펌프기능을 대신해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돕는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30일 정철현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집도로 4시간에 걸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안전하게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받은 이 씨는 지난달 29일 퇴원했다.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다. 관상동맥질환이나 확장성 심근병증,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심부전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하지만 말기라면 심장이식이 최선이다.

하지만 심장이식 기증자가 적어 대기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고,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심부전 환자의 심장펌프기능을 대신해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돕는 기계 장치인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이 시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5년 6월 3세대 좌심실보조장치를 국내 첫 시행한 이후 꾸준히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26건을 진행해 최근 100례를 달성했다.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1년 생존율은 전 세계적으로 80% 정도다. 서울아산병원의 생존율은 82.6%로 높은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58.7세였다. 최연소 17세부터 최고령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를 치료했다. 환자 중에서 41명은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한 이후 건강하게 대기하다가 심장이식을 받아 새로운 심장을 얻었다.

김민석 서울아산병원 심부전·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 교수)은 "높은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기증자가 부족해 이식 대기 중 사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심부전 환자의 치료 경험과 심장이식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 생존율 및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도 적극 시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