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제정책방향] 비수도권 개발부담금 전액 면제···세입자 지원 '3종 세트'도

2024-01-04 13:16
SOC 사업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해 건설 투자 활성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6동 국토교통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올해 역전세 위험이 가중되는 임대차 시장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이 불거지고 있는 건설사 유동성 문제를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서민과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도입한다.

4일 정부는 부동산·건설 시장 안정 관련 대책을 포함한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그동안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역전세와 부동산 PF 등 취약 부문의 리스크가 커진 만큼 위험 요인 관리에 방점을 뒀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역전세의 위험에 취약했던 다세대·다가구 주택 임차인(세입자)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 3종 세트를 시행한다.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소형·저가 주택(아파트 제외) 매입 시 올해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감면하겠다는 방침이다. 역전세 위기를 감안해 등록임대사업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소형·저가 주택을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LH도 자체적으로 올해 구축 다세대·다가구 주택 1만 가구 이상을 매입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확정일자 정보 연계 사업' 참여 금융기관을 모든 금융권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확정일자 정보 연계 사업은 임대인(집주인)의 신규 대출을 심사할 때 전세보증금 등을 확인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사업이다.

PF 시장 위축이 건설사·PF 사업장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유동성 지원도 확대한다. 지난해 9월 발표된 85조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올해 조속히 집행하고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PF 사업장의 애로요인을 점검해 부실 사업장을 구분해 맞춤 지원한다. 정상 사업장에는 적시 유동성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있으나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의 경우 LH가 매입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2조20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통해 사업장 매입과 재구조화를 추진해 정상화를 진행한다.

경기 위축 시기 대규모 타격을 받는 PF 시장의 근본적 개선도 추진한다. 수분양자 보호 및 안정적 부동산 공급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토지 신탁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령 등 후속조치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SOC 사업 등을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을 추진하는 등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건설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 건설경기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2024년 한시적으로 비수도권 개발부담금 100%, 학교용지부담금 50%를 감면하고, 2024년 시행 예정이던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시장 리스크 요인 관리와 함께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해 주거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청년·신혼부부가 선호하는 토지임대부·지분적립형 주택 등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해 분양가·임대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도 지원 대상한도를 확대하고, 올해 출생아가 있는 무주택가구 대상으로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대출도 지원한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포함해 35조원 규모로 디딤돌 대출을 집행해 서민·출산가구 주택 구입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PF 등 리스크가 확대돼 왔다"며 "올해 서민 체감경기 회복에 주력하면서 잠재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