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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레스케이프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철수...커피 전문점도 구조조정

2024-01-03 17:30

스타벅스 레스케이프R점 사진레스케이프 호텔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벅스 레스케이프R점. [사진=레스케이프 호텔 홈페이지 갈무리]
신세계그룹 관계사인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가 철수했다. 

지난 달 신세계그룹의 부티크 호텔인 레스케이프에 입점해 있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레스케이프R점'이 폐점했다. 지난해 이마트 등 오프라인 판매채널 매장의 구조조정을 끝낸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전략 매장인 리저브 점포 구조조정에 착수한 데 따른 조치다. 현재 스타벅스는 기존 리저브 매장 운영 방식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하고 '브랜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작업을 진행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있는 레스케이프 호텔 7층에 자리한 '레스케이프R점'이 지난 달 30일부로 영업을 종료했다. 이는 2021년 3월에 문을 연 지 2년 10개월 만이다. 

이번 매장의 철수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레스케이프R점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레스케이프와 스타벅스가 시너지를 노리고 협업해 선보인 첫 사례다. 리저브 매장은 스타벅스가 2014년 론칭한 프리미엄 특화 매장이고 레스케이프는 2018년 최고급 부티크(boutique) 호텔을 표방하며 첫 번째로 선보인 신세계그룹의 독자 호텔 브랜드다. 이처럼 두 브랜드 모두 프리미엄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win-win) 효과'룰 누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2년여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스타벅스가 레스케이프R 매장을 철수한 것은 리저브 매장의 구조조정 일환 때문이다. 리저브 매장은 주로 일반 매장 안에 숍인숍(shop-shop) 형태로 출점 전략을 짜 왔다. 이러한 매장 운영 방식은 고객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 매장 손님과 함께 함께 공간을 나눠 쓰면서도 리저브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기존 커피 전문점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을 부담한다. 고객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출점 첫 해인 2014년 10개로 시작했던 매장 수는 2022년 73개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말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67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스타벅스가 작년에 폐점 또는 일반 매장으로 전환한 리저브 매장은 6곳이다. 레스케이프R점 외에도 작년에 운영을 종료한 리저브 매장은 경기 파주 1개, 서울 이태원 1개 등 2곳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매장 재배치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연내 기존 매장과 차별화된 리저브 점포를 추가로 3곳 출점할 예정이다. 리저브 브랜드 리포지셔닝 1호점으로 꼽히는 제주송당파크R점의 '성공 DNA'를 다른 점포에도 이식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사이즈의 전용 점포를 개설하고 각 점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메뉴를 선보여 고객들이 매장을 직접 찾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전용'매장인 '더제주송당파크R점' 전경.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작년 10월에 오픈한 제주송당파크R점의 하루 방문객은 평일 기존 1500명, 주말에는 2000명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은 국내 최대 규모인 지상 1, 2층으로 구성된 1200㎡(360평) 규모이며, 340석의 좌석을 갖췄다. 커피 카테고리에서만 취급하던 리저브 음료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커피가 포함되지 않은 티바나, 피지오, 블렌디드 카테고리로 확장한 것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레스케이프R점이 지난달 영업을 종료한 것은 맞다"면서 "현재 리저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브랜드 리포지셔닝이 전국 리저브 매장에 적용되는 과정에 있으며, 점포 규모를 늘린 리저브 전용 매장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만 매장 구조조정을 통해 리저브 매장 수를 의도적으로 줄이지는 않고 70개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