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ㆍ팔 전쟁 확전 가능성에…올해 유가 80달러 상회할 것"
2024-01-03 16:36
홍해ㆍ호르무즈 해협 치안, 유가 좌우할 변수로 지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로 올해 유가가 8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예멘 반군 후티까지 홍해를 장악하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참전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먼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계속되는 점을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이날도 홍해에서 친이란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이 전해졌다.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이날 몰타 국적의 컨테이너 선박이 예멘 모카에서 남서쪽으로 15마일(24㎞) 떨어진 항구 쪽에서 세 번의 폭발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암브레이는 예멘 타이즈주 방향에서 미사일 세 발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아프리카 남단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이동기간이 10~14일 늘어나 물류 유통에 지장을 주지만, 치안 불안에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5위 독일의 하파그로이드는 2일 수에즈 운하로 접근할 수 있는 홍해 운항을 계속 피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대표적인 친이란 세력으로 불리는 헤즈볼라까지 개입하면 이란도 참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RBC 캐피털 마켓의 원자재 담당자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것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교통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평균 15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주요 길목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이라크의 교전 가능성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라크 민병대 일부가 미군을 공격하면 미군이 대규모로 움직이면서 유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들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홍해 치안 불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로 인한 유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UBS는 "해상 운송에 대한 공격이 많아지면서 홍해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HSBC도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82 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유가는 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06달러(0.09%) 오른 배럴당 70.32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75.89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