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4사, 연말에도 수주 노젓기…연간 영업익 50% 쑥

2023-12-29 05:00

국내 방위산업계가 올해 1~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동유럽과 아시아, 호주 등에서 수조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방산 수출 4강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K2 전차 등 지상 무기를 비롯해 경공격기 FA-50, 무전기 수출에서 성과를 거두면서다.

올해 국내 방산업체 4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9%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폴란드의 정권 교체와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등이라는 변수를 넘는다면 200억 달러 수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4대 방산업체의 올해 영업이익은 총 1조2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 예상치는 25% 증가한 18조3105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4분기에만 6조50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지난해 8월 K9자주포 212문, 약 3조2000억원어치를 폴란드에 수출한 데 이어 K9자주포 152문 등 약 3조4000억원 규모를 수출하는 내용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호주에 대한 3조2000억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129대 수출 계약도 마쳤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7999억원과 2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수주액을 반영하면 올해 방산부문의 수주잔고는 약 26조6000억원으로 관측된다. 연말까지 수주 행진이 이어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7008억원, 658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05%, 74.5% 증가한 수준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3분기까지 1조4000억원을 수주했고 4분기에 인도네시아 무전기 수출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4분기 두 자릿수 이상의 실적 성장세를 거뒀다. 연간 매출은 2조4354억원, 영업이익은 1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7.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에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을 이어가던 KAI는 올 4분기 폴란드에 FA-50GF 8대를 납품했다. 이러한 실적이 반영되며 4분기 영업이익 성장률은 227%를 기록했고 올 한 해 영업이익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에 K2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1차 수출실행계약을 맺었는데 올해 물량 28대를 3분기까지 모두 인도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3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29%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이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1810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 예상치는 9.09% 늘어난 3조4509억원이다. 

내년 관건은 폴란드의 선거와 수출입은행 신용공여 한도 확대 여부다. 폴란드에서 8년 만에 정권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국내 방산업체와의 2차 계약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폴란드에 K-9 자주포 152문 등 3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공급하는 2차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1차 K2 전차 180대 수출 계약보다 4배 이상 커진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앞두고 있다. 

다만 한국산 무기의 가성비와 적기 납기를 견줄 만한 업체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기존 계획된 물량의 상당량을 수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폴란드 외에도 중동, 동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국내 방산업계의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1분기 루마니아 자주포 도입사업 결과를 앞두고 있고 호주 차세대 자주포 사업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와 체코,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국가로부터 K2 전차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인 천궁-Ⅱ를 앞세워 루마니아의 42억 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 차세대 중단거리 대공방어체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KAI는 이집트와 완제기 현지 생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는 KUH-1E 수출 타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험 평가 중인 레드백 장갑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