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증권가 "만기연장 직후 워크아웃, 이례적"

2023-12-28 15:30
100억원 대출 했지만 돈 돌려 받은 한양증권은 안도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의 부동산PF 시장 규모는 7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KB증권이 집행만 대출 규모는 400억원으로 이를 기점으로 ‘PF 부실’이 본격화할 것으로 PF업계는 보고 있다.

28일 금융당국과 PF 시장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과 오는 29일 서울 성수동 오피스 빌딩의 PF대출 480억원을 상환해야 했지만 워크아웃을 택했다.

부동산PF 대출 선순위로 들어간 증권사는 KB증권이 유일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이 지난 3분기 기준 태영건설 PF 대출 잔액은 412억원이다. 대출금리는 연 6.33%로 지난해 같은 분기(5.62%) 대비 13%가량 올랐다.

앞서 한양증권도 태영건설의 PF대출 잔액(100억원)이 있었지만 지난 7월 31일 저축은행에 모두 매각을 완료, PF 우발부채 비중을 0%로 맞췄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하나증권 300억원(6.00%), 현대차증권 28억원(6.9%),미래에셋증권 23억원(6.9%), 대신증권 20억원(6.9%) 등이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수일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지만, 증권가에서는 당황해하는 눈치다. 대주단과 협의해 성수동PF 대출 만기 연장을 한번 하며 위기를 모면하는 듯 했지만 결국 워크아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PF 시장업계 관계자는 “대주단이 태영건설의 PF 만기 대출 연장을 다시 해주려고 했지만, 이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면서 “이는 흔치 않은 사례로 태영건설이 건설업계에 신뢰를 져버린 것은 맞다. 다른 건설사의 PF대출도 힘들어질 것”으로 봤다.
 
지난 18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대출보증 금액은 7조4422억원에 이른다. 지난 9월말 기준 증권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883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미착공 상태의 사업장 비율은 50%에 이른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관계부처·기관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분양계약자·협력업체 보호, 부동산 PF·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하며 PF 연착률 지원 의사를 밝혔다.
 
태영건설은 높은 자체시행사업 비중, 258%에 달하는 부채비율, 3조7000억원의 PF 보증 등으로 기업을 자체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워크아웃을 선택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위한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연일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2.42%로 6월 말(2.17%) 대비 0.24%포인트(p) 상승했다. 작년 말(1.19%) 대비로는 1.23%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