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증시풍향계④] 내년 금리 '상고하저' 예상…"PF우려에 여전채는 피해야"

2023-12-27 05:00

사진=게티이미지

올해 채권 금리가 단기간 가파르게 급락하는 등 요동을 치는 가운데, 내년에는 채권 금리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삼성·미래에셋·한화·신한·우리 등 국내 주요 운용사 채권 운용 본부장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예상했다.

김동환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올해 대비 2% 물가 안착이 예상되는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금리 급락에 따른 기술적 조정과 물가 불확실성으로 금리가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1본부장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보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국내 역시 물가 둔화 흐름 지속, 달러 약세 기조 지속, 민간 소비 둔화 등에 기대 2분기 금리 인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2024년 2분기를 시작으로 연내 최대 3회, 최소 2회가량 정책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4년 내 기준금리 범위는 2.75~3%대로 전망된다.
 
따라서 채권금리는 지금이 고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본부장은 “인하가 임박한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기둔화도 채권 시장에는 호재다. 김재정 신한자산운용 채권투자운용본부장은 “내년 2분기 이후 수출증가율은 한 자릿수 수준에서 정체되고, 내수 소비는 부동산 경기 둔화 및 가계부채 부담 영향이 지속돼 둔화 기조가 예상된다”며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기 흐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돼 금리 인하 명분으로 작용해 채권시장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경기 둔화폭이 커질 경우에는 국채, 완만할 경우에는 크레딧(회사채)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희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예상과 달리 경기둔화폭이 커질 경우 금리는 1% 이상 추가 급락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국채에 호재”라며 “경기둔화폭이 완만할 경우 크레딧 펀더멘털이 양호하게 유지돼 투자 자금 유입 지속이 예상돼 크레딧 채권 투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자료=각 운용사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채권 가격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크레딧 채권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옥명국 한화자산운용 유가증권부문 FI운용본부장은 “국채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대가 이미 가격에 상당부분 선반영 되어 있다”면서 “절대금리 매력이 더 높은 크레딧 채권(회사채,금융채,여전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이 채권본부장도 “내년에는 경기 둔화 흐름이 예상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며 “이자수익에 맞춰 우량 크레딧 중심의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반기에는 여전채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옥 본부장은 “여전채는 내년에 구조조정이 예고된 PF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동환 본부장도 “내년 부동산PF 이슈와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존재한다”면서 “크레딧 발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채와 회사채 위주로 투자를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