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 계산은 주단위' 대법 판단에 노동계 "시대착오적" 반발
2023-12-25 17:22
대법 '주당 연장근로시간 계산법' 첫 판단
노동계 "기존 산정방식과 배치돼"
노동계 "기존 산정방식과 배치돼"
대법이 주 52시간제 위반 여부를 일별 근로시간이 아닌 주 단위로 따지면서,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을 초과해도 주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을 준수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노동계는 8시간으로 정한 1일 법정근로시간이 무력화될 것을 우려하며 "시대착오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대법 "1일 한도까지 규제하는 건 법취지 아냐"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혐의를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근로기준법상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1주 40시간인데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를 통해 1주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연장근로시간 계산은 통상 3가지 방식을 사용했다. ①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을 1주 단위로 합산하는 방식 ②1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 ①과② 하나라도 초과하면 연장근로제한 위반으로 산정하는 방식 등이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 53조1항이 1주간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 건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가 가능하다는 의미이지, 1일 연장근로 한도까지 별도로 규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 52시간(주 12시간 초과 근무) 한도 내에선 일별 초과 근로시간은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간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하는 여러 방식이 혼재하고 있었다"며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최초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 "쓸데없는 혼란 자초"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대법이 제시한 주 단위 기준 연장근로 시간 계산방식을 행정에도 적용할 지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동부는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을 1주 단위로 합산하는 방식(① 방법)'과 '1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② 방법)'을 둘 다 사용해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왔다.
근로자가 주중 3일을 15시간씩 일했다면, 주 근로시간은 45시간이기 때문에 ② 방법대로 계산한 연장근로시간은 5시간으로 법이 허용한 주 연장근로시간 12시간 이내다. 그러나 ① 방법으로 하면 하루 7시간씩 연장근로해 주 21시간이 연장근로시간이 된다. 노동부는 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봤다.
반면, 노동계는 이번 판결로 8시간으로 정한 1일 법정근로시간이 무력화될 것을 우려한다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현장에서 자리 잡은 연장근로수당 산정방식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시대착오적이며 쓸데없는 혼란을 자초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장근로 '한도' 문제와 '수당'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연장근로수당은 1일 8시간을 넘는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