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에 "대만과 통일할 것" 경고

2023-12-21 10:43
지난달 정상회담서 발언..."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美, 대만 총통선거 앞두고 우려 키워
뚜렷한 입장 변화 아니라는 주장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과 통일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NBC 방송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 당시 양국 관리 12명이 배석한 회의에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대만과의 통일 의사를 직설적으로 전달했다고 미국 관리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직 시기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2025~2027년 대만과 통일할 계획이라는 미국 군 수뇌부의 예측은 틀렸다고도 언급하며 “중국은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대만과 통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자들도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후 미국은 중국의 대만과의 평화통일 목표를 지지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공개 성명을 발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만 통일에 대해 줄곧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만큼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이 중국의 입장 변화를 뜻하는 건 아니지만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되면서 우려를 키웠다고 NBC 방송은 짚었다.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불안을 넘어선다”며 대만을 위한 강력한 국방 보완책을 만들고,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중국에 가할 사전 침공 제재 초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미·중 대화에 정통한 한 미국 관리는 시 주석이 무뚝뚝하고 솔직했지만 대립적이지 않았다고 당시 대화를 묘사하며 “그의 말은 그가 항상 말해왔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2035년까지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대만과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경제적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