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제 전망]⑥ 공전하는 3대 개혁...'총선'이 모멘텀 될까

2024-01-01 05:00
'2기 대통령실' 정책실 중심 3대 개혁 속도
지난해 연금·노동·교육 개혁 진전 거의 全無
국내외 우려↑..."韓경제활력 회복 약화될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정부 출범 3년차를 맞았지만 대표적 국정 과제인 3대(연금·노동·교육) 개혁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혁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오는 4월 진행될 총선이 꼽힌다. 개혁 추진을 위한 사회적 진통이 예고된 가운데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 지가 관건이다. 
 
尹 2기 경제팀, 3대 개혁 속도...역동경제 집중

1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출범 당시 폐지했던 정책실을 부활시키고 관료와 전문가 중심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그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출된 혼선을 막고 3대 개혁 과제를 포함한 핵심 국정 과제 추진에 주력하겠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경제팀의 3가지 과제 중 하나로 '역동 경제 구축'을 꼽으며 구조 개혁을 예고한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개혁에 진전이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은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 등 구체적인 수치가 모두 빠져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개혁은 대형 학원에 대한 세무조사 등 '사교육 때려 잡기' 외에 구체적인 방향 설정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동 개혁의 경우 '근로 손실 일수'와 '노사 분규 지속 기간'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노사 법치주의 확립 부문에서 그나마 성과를 거뒀다.

다만 후한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을 발표했는데 "필요한 업종·직종에 한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노사정 합의로 추진하겠다"는 극히 원론적인 입장에 그치면서다. 
 
"총선 결과 상관없이 개혁 과제 빠르게 처리해야"

일각에선 총선 결과에 따라 3대 개혁이 탄력을 받거나 반대로 추진 동력을 크게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발 빠르게 개혁 과제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 정권이 3년차에 들어서는 만큼 선거 이후에는 여야 간 협치를 통해 개혁 과제들이 속도감 있게 처리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3대 개혁을 추진할 때 이해 관계자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혁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해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석재 우석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 개혁은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기업 종사자들의 정년을 점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고 임금 피크제 도입으로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 연금 고갈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3대 개혁의 방향성이 모두 잘못됐다"며 "특히 연금 개혁은 보험료를 올려 기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춘 것인데 당장 필요한 건 은퇴 이후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선언"이라고 짚었다. 자산 소득에 과세해 공적연금을 운영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조 개혁 없이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최근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를 통해 저성장 극복 해법으로 '구조 개혁'을 제시하며 노동 개혁과 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국제기구가 노동·연금 개혁을 우선 과제로 제시한 건 저성장의 근본 원인이 저출산·고령화란 사실과 맞닿아 있다. 저출산 심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노동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초고령화로 인한 연금 지출 확대로 재정 상황이 악화돼 경기 부양을 위한 실탄도 고갈되고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