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心의 선택은 결국 '한동훈 비대위'...決心만 남았다

2023-12-19 03:00
韓, 어제 일정 취소...배경에 관심
野 "윤 대통령 아바타 비대위" 비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출입국 이민관리청 신설 방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연석회의를 앞두고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자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과 선대위원장에 인선하자는 비주류 의원 간 의견이 맞섰지만 '여심(與心)'은 '윤심(尹心·윤석열대통령의중)'을 이기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 한 장관이 정치권에 등장하는 데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의 최종 결심만 남았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18일 국회에서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개최, 비대위원장 인선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안철수 의원은 연석회의장을 나오던 중 기자들과 만나 "여러 후보들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 갔다. (참석자의) 3분의 1가량이 대부분 한 장관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다른 후보도 한두 분 계셨지만 소수였다"고 했다.
 
박덕흠 의원은 연석회의장을 나오던 중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을 놓고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 가장 인기가 있다"며 한 장관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미리 전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반대 여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원외에서 한두 명 있었다. 반대 의견은 크게 없었고 한 장관이 선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체감상 8대 2 정도였다. 수도권과 호남 충청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9대 1 정도로 원하는 분위기였고 명시적으로 반대하시는 분들은 영남 지역 현역 소수 정도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기현 전 대표가 전격 사퇴한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당대표 역할을 맡는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를 거쳐 윤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선출된 비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 등을 꾸리고 공천과 인재 영입 등 선거 업무를 지휘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추대론’을 둘러싸고 당내 찬반 여론전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도부와 당내 주류로 분류되는 친윤 의원들은 한 장관에게 총선 지휘권을 부여해야 보수 지지층이 결집된다는 입장이었다.
 
일부 친윤 의원들은 연석회의를 앞두고 참석자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한동훈 비대위'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해선 젊고 유능한 이미지를 가진 한 장관이 적임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을 이유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선임에 무게를 뒀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 출마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한 장관에게 넘어갔다. 한 장관의 결단도 거의 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한 장관의 일정 취소는 국민의힘 연석회의 일정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한 장관은 19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한 장관에 무게가 실리자 '윤심'이 작용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설 보도가 많이 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 아바타 비대위"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우기를 하고 싶을 텐데 아바타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기모순을 수용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