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집콕뉴스] 고금리‧경기침체 올해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량 역대 최저…투자수익도 '뚝'

2023-12-19 06:00
투자수익 1% 내외…투자해도 이자도 감당 못한다

 
올해 거래된 상업‧업무용부동산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금리 상승 여파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규제 완화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던 아파트와 달리, 상업‧업무용부동산은 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지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7718건으로 2006년 집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193건과 비교하면 69.0% 수준이며 2021년 1만6697건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절반에도 미치치 못한다.

이날 기준으로 12월엔 141건만 거래되며 역대 최초로 연간 1만건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연간 기준으로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해는 2010년(1만865건)으로 당시 세계금융위기 여파를 겪었다.
 
상업‧업무용부동산의 기대수익도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소규모 상가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1.50%에서 올해 1분기 0.44%로 급락했다. 이후 2분기 0.57%, 0.66%로 1%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대형 상가 또한 지난해 1분기 1.8%에서 올해 1분기 0.66%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2분기엔 0.72%, 3분기엔 0.82%를 기록 중이다. 집합상가의 투자수익률도 지난해 1분기 2.13%에서 올해 1분기 1.14%로 1.0%포인트가량 떨어진 뒤 2분기 1.10%, 3분기 1.23%를 기록하고 있다.
 
상업‧업무용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경기침체와 함께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내수 침체도 임대 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소득수익률(임대수익)과 자본수익률(시세차익)의 합으로 이뤄지는데 두 수익률 모두 역대급으로 낮은 상황이다. 특히 소득수익률의 하락이 눈에 띈다. 3분기 서울지역 소규모 상가와 중대형 상가의 소득수익률은 각각 0.32%와 0.47%에 그쳤는데 임대하더라도 대출 이자조차 내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상가 시세 또한 급등하며 최근 서울 지역 일부 상가들의 자본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피스 시장에서도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5일 4분기 마지막 분기 상업용부동산 시장 리뷰에서 올해 서울 지역 오피스 연간 거래 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약 6조 원에 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서울 지역 오피스 투자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으며 3분기까지 누적된 2023년 서울 지역 오피스 거래 규모는 약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의 58.6%에 불과했다.
 
오피스텔 시장 한파도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오피스텔 매매가는 10월보다 0.21% 떨어지며 작년 7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이 발표한 내년 오피스텔 기준시가 또한 전국 기준 4.78% 떨어졌는데 기준시가가 하락한 것은 2005년 이후 집계 시작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 지역 또한 2.6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지주는 경기 불확실성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의 영향으로 2021년을 정점으로 상업‧업무용부동산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리테일 상가에서는 업종별·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공급 증가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3분기 소매 판매액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소비 심리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상가 임대료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공실률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대형 상가와 집합상가 대비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투자해야 할 요인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경진 밸류맵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를 제외하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거래량 증가를 예상했으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며 “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부동산 PF 리스크도 있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거래 침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공실이 발생한 상가 [사진=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