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아파트 31.2%가 '청약 미달'···양극화 현상 심화

2023-12-18 08:48

올해 공급된 전국 아파트 분양사업지 10곳 중 3곳은 청약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분양이 이뤄진 전국 아파트 분양사업장(입주자모집공고일 집계 기준) 총 215곳 가운데 67곳이 순위 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경쟁률 0%대는 청약 미달로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392곳 중 136곳(34.7%)이 0%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완화되긴 했어도 2021년 14.6%였던 것에 비해 청약 수요 움직임이 특정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순위 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였다. 총 14개 사업지로 안성시 공도읍, 양주시 덕계·화정동, 오산시 궐동,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평택시 진위·현덕면, 포천시 군내면, 화성시 봉담읍 등지에서 발생했다.

경기도 다음으로 인천시도 0% 사업지가 많았다. 4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며 공급과잉 부담이 청약시장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미추홀구(숭의·주안·학익동), 서구(연희·오류·원당동), 연수구(옥련동), 중구(운서동) 일대 등 총 10곳에서 수요 가뭄을 겪었다.

지방에선 부산시 8곳, 경상남도 7곳, 제주특별자치도 6곳, 광주시 5곳, 충청남도 4곳, 전라북도 3곳, 울산시 3곳, 경상북도 2곳, 충청북도 2곳, 대구시 1곳, 전라남도 1곳, 강원특별자치도 1곳 등에서 순위 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발생했다. 특히 경남 남해군과 거창군에 있는 사업지 2곳은 청약 접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서울시, 대전시는 순위 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연내에 발생하지 않았고 세종시는 올해 분양한 곳이 없었다.

직방 관계자는 "과거보다 낮아진 시세차익 기대 저하로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한 분양 대기 수요의 움직임이 사업지별 양극화 원인"이라며 "고분양가 외에도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순위 내 청약경쟁률 0%대 사업지가 적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아파트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