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삼성전자-ASML R&D센터 비난 논평 이틀 만에 삭제

2023-12-17 18:23
"대통령실 해명 납득…사실과 다른 것 인정"
과도한 의전·파리 폭탄주 의혹 등 해명 요구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성남 서울공항 2층 실내행사장으로 귀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성과인 삼성전자와 ASML 공동 연구개발(R&D) 센터에 대해 "민간기업의 노력을 가로챘다"고 낸 논평을 삭제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오후 소통관에서 "지난 15일 발표한 브리핑은 사실과 달라 삭제 조치했다"며 "민간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윤석열 정부가 가로챈 게 아닌지 지적했으나, 대통령실의 해명을 납득하고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책임 있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잡겠다"면서도 "오늘의 피드백이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께서 대통령실의 답과 해명을 요구하는 사안들이 아직 한가득 쌓여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네덜란드 순방 당시 과도한 의전이나 엑스포 개최지 투표 나흘 전 윤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모아 폭탄주를 마셨다는 의혹 등에 대한 해명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ASML은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자해 한국에 R&D 센터를 짓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최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ASML의 한국 R&D 센터 건설은 윤 대통령의 성과가 아니다"라며 "ASML은 이미 2021년 화성시·경기도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업무 협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다음 날 대변인실 명의 공지를 통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번에 성사된 1조원의 R&D 센터 건립은 기존 투자 프로젝트와 전혀 다른 별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은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지속적으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ASML이 전격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잘못된 브리핑 내용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실이 야당의 논평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박하자 야당이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이를 인정한 것이다. 

한편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ASML이 조만간 출하할 '하이 NA EUV' 장비는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핵심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