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 노벨상,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10대 자녀, 대리수상

2023-12-11 18:02
10년 9개월 형 선고받고 복역


 
노벨평화상 수상자 모하마디의 쌍둥이 자녀 키아나(왼쪽)와 알리(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선정된 가운데 10대 자녀들이 대리 수상했다. 모하마디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 등을 한 혐의로 10년 9개월의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10일(현지시간) 미CBS,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모하마디의 17세 쌍둥이 자녀인 키아나와 알리가 대리 수상자로 나섰다. 이들은 모하마디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작성한 수상 소감을 대독했다. 

모하마디는 "나는 현재 독재적 종교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문명의 공헌자인 이란 여성"이라며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의 결여에서 오는 깊은 고통을 견디며 나 자신의 필요성과 믿음을 찾은 여성 포로"라고 전했다. 

이들은 모하마디를 대신해 지난해 이란 여성들의 히잡 반대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히잡 의무화 폐지는 종교적 폭정을 근절하고 권위주의적 억압의 사슬을 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모하마디의 자녀들이 소감문을 대독할 때 시상식 벽면에는 머리카락을 드러낸 모하마디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모하마디는 이란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화 반대와 사형제 반대 운동을 진행해 왔다. 노벨상위원회는 지난 10월 여성 인권과 자유 증진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모하마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현재까지 13번 체포된 모하마디는 2015년 징역 10년 형과 태형 153번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중형도 모하마디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심장과 폐 질환을 앓고 있는 모하마디는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모하마디의 자녀들은 2015년 모하마디의 남편과 함께 프랑스로 망명했다. 외신은 모하마디의 자녀가 모하마디와 면회한 지 8년이 넘었고, 통화한 지도 2년이 지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