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견제 속 베트남과 관계 다지는 中...'운명공동체' 구축할까
2023-12-11 16:01
習, 12~13일 베트남행…취임후 3번째 방문
SCMP "중국·베트남 황금시대 도래"
美제재 속 공급망 협력 강화하는 양국
中베트남 투자 갑절 증가…美투자는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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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 속 공급망 협력 강화하는 양국
中베트남 투자 갑절 증가…美투자는 감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다.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이 중국을 견제하며 베트남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진핑 주석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가 한층 더 긴밀해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필리핀 정치학자 리처드 헤이드리안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과 베트남 관계에 황금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베트남, 中 주도 '인류운명공동체' 참여할까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를 만나 양국 외교 관계를 중국과 동일한 최고등급인 포괄적 전면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한 지 석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인류운명공동체는 중국이 미국 중심인 기존 세계 질서에 대항해 구축하려는 '새로운 세계관'이다. 서방국가들은 중국 주도 세계관이라며 비판해왔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 인류운명공동체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다.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태국 등은 모두 참여했다
알렉산더 부빙 미국 싱크탱크 대니얼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에 "베트남이 인류운명공동체에 합류한다면 베트남과 중국 관계가 기존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됨을 의미한다”며 “중국은 이를 중국과 베트남 간 관계가 이미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뛰어넘었다고 해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美 제재에···中 베트남 투자 갑절 증가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베트남 투자액은 5억 달러로 10위에 불과하다. 미국과 베트남 간 교역액도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미국의 베트남 수출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대중국 수출은 5% 늘어나 거의 500억 달러에 육박했다. 다만 대중국 수입은 감소했다. 미국의 제재로 대중국 중간재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베트남은 그동안 중국에서 중간재를 들여와 조립한 후 서방국가에 수출해왔다.
특히 이번 시진핑 주석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철도 연계도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두 나라 간 통상무역, 공급망 구축 등 방면에서 경제 협력 관계는 한층 더 긴밀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달 초 왕이 위원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이미 양국은 철도 연계 촉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양국은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베트남 북부 하이퐁 항구를 연결하는 철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개선안은 베트남이 처리 기술 부족으로 지금까지 채굴할 수 없었던 최대 희토류 광산이 있는 지역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중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철도는 이미 깔려 있지만 베트남 철로 시스템이 구식이라 운송력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간 철로 시스템이 서로 달라 그간 국경에서 정차했다가 승객과 화물을 다시 국내선 열차로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앞으로 양국 간 철도 연계가 업그레이드되면 양국은 전략적 핵심 광물인 희토류 가공 분야에서 협력도 가속화할 수 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경제적으로는 긴밀하지만 베트남과 중국 간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2018년에는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경제특구 조성 관련 법안을 만들자 차이나머니가 경제특구를 독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베트남에서 반중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