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작년 752조원…최고 비중은 셀트리온

2023-12-11 12:01
공정위,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 발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 국내외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2022년 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503개 계열사이며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 752조원…셀트리온 거래 비중 60% 넘어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원이며 내부거래 비중은 33.4%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275조1000억원),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21.2%(477조3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국외 계열사와의 거래가 국내 계열사 간 거래보다 비중과 금액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 고객을 위한 해외거점 판매법인(국외 계열사)과의 사이에서 대규모 매출이 발생해 국외 계열사 거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으로 62.5%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62.4%), 삼성(58.3%), SK(55.8%), 현대자동차(52.9%)가 뒤를 이었다.

국내 계열사 기준으로 봐도 셀트리온은 43.7%로 1위다. 셀트리온의 뒤를 대방건설(28.8%)과 SK(25.8%)가 따랐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244조2000억원)이었다. 현대자동차(131조6000억원), SK(125조원), LG(61조9000억원), 포스코(45조9000억원) 순이다.

2년 연속 분석 대상 기업집단(74개)을 보면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경우 내부 거래액이 196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5000억원 늘어나 최근 5년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의 71.4%를 차지하는 규모다.

기업별로는 SK(57조7000억원), 현대자동차(54조7000억원), 삼성(34조9000억원), 포스코(25조5000억원), HD현대(14조2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SK는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주식회사가 계열회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증가했다"며 "현대차는 2022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 호조로 인한 수직계열화된 부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늘어
총수일가 및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 30% 이상 12.6%, 50% 이상 18.8%, 100%는 27.7%이다.
 
특히 총수일가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전 구간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 30% 이상 19.4%, 50% 이상 25.8%, 100%는 25.2%로 집계됐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12.0%)보다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17.9%)이 5.9%포인트 높았다. 이는 전체 분석대상회사의 내부거래 비중(12.2%)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다.

홍 과장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내부거래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