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한국 車 내년은 글쎄…中에 치이고 日에 밀려

2023-12-08 05:00

올해 국내 자동차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같은 자동차 산업의 질주가 내년에는 다소 꺾일 것으로 보여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생산 차량은 414만대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 실적 전망치는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호조로 올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4% 늘어났다. 4.9% 성장에 그친 국산차 내수 판매와도 비교된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16.5% 증가했고, 기아도 같은 기간 18.5% 늘었다. 한국지엠은 수출전략모델 2개 차종에 대한 집중 생산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82.3% 증가했다. KG 모빌리티의 수출량은 4만7852대로 지난해보다 30.7%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올해만큼 밝진 않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도 올해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국내 판매는 올해보다 1.7% 감소한 171만대, 수출은 1.9% 증가한 275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액은 3.9% 증가해 715억 달러(약 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생산량은 0.7% 증가한 417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저가 자동차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특히 미국과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392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59.7% 늘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작해 가격을 확 낮춘 모델Y를 비롯해 버스 등 상용차 시장까지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차(HEV) 수요가 증가하면서 HEV 경쟁우위를 지닌 일본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HEV 판매 확대하고 있어 한국 자동차로선 위기다. 현대차는 최근 주춤한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하이브리드차로 메우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는 더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밀리고 일본에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내년 자동차 시장은 경기부진, 고금리 등으로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소비 여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내수 판매 촉진을 위해선 노후차 교체구매 지원, 친환경차 구매 활성화 정책 등 다양한 소비 지원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2024년 자동차산업 전망 [사진=K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