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스포트라이트 지역구] "미워도 이재명" vs "이젠 물갈이 하자"...극명하게 갈린 지역민심
2023-12-06 01:00
여당 후보로 원희룡 등 '잠룡급' 거론
"李대표 한 게 뭐냐" "원 장관도 외부인"
"'민주당' 분위기 속 지역인물론도 고개 숨은 유권자·중도층 표심 얻는 게 관건
"李대표 한 게 뭐냐" "원 장관도 외부인"
"'민주당' 분위기 속 지역인물론도 고개 숨은 유권자·중도층 표심 얻는 게 관건
'이재명 vs ?' . 내년 총선 인천 계양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굳은자다. 이재명 대표다. 여당 국민의힘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누가 되든 내년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가 될 것이다. 대선 주자였던 이 대표와 대결하는 여당 후보는 당락 여부에 관계없이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잠룡급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기 개각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 계양을과 관련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를 찍어 누를 상대 주자로 원 장관을 '픽(pick)'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 누가 국민의힘의 인천 계양을 출마자가 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키 어렵다.
현지 민심도 아직은 엇갈린다. 한번 더 "이 대표를 밀어주자"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쪽에선 "이제 물갈이 할 때"라는 말도 들린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지금의 민심은 그냥 여권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4~5일 이틀간 인천 계양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 대표를 지지하는 주민과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이들은 "'어승민(어차피 승리는 민주당)'"이라고 답하면서도 "이 대표나 원 장관이나 모두 인천과 연고가 없다"고 꼬집으면서 지역을 살피는 정치인이 출마하기를 기대했다.
전통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민심을 다시 알아봤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 대표인지 헷갈려 하는 주민도 있었다.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만난 B씨(76)는 “그 양반이 여기 와서 한 것도 없다. 지역 주민들은 '이재명인가'. 그 사람은 인정도 안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원 전 장관 역시 연고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40대 C씨는 “원 장관이 나와도 안 될 거라 본다”며 “종부세가 엄청 깎였는데 강남이나 이런 곳은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여기는 그냥 민주당”이라며 이번에도 역시 승기는 민주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구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여성 F씨도 이 대표의 재당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같은 힘 있는 정치인이 와야 한다”며 “이제 겨우 2년이 지난 만큼 한 번 더 하시면 더 크게 될 분”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원 장관 외에도 지역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윤형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됐다. 인천 동양동 센트레빌 경로당에서 배식 봉사 중인 윤 위원장을 만났다. 윤 위원장은 “이 대표가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주 후보등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지역에 산 지 27년째다. 현재 국민의힘의 간판을 달고 선거를 할 사람이 없다. 상대가 누구든 이번 총선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소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숨어 있는 유권자들, 중도층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는 게 관건”이라며 “젊은 사람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당 지지도나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가 이틀간 계양을에서 느낀 지역 민심은 물음표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정서를 잘 읽고, 지역 현안 사업과 지역을 위해 진정 일할 일꾼을 뽑고 싶다는 게 지역민들의 본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