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성과만큼 늘어난 재무부담에 '세대교체' 카드...투자 방향 대전환 예고
2023-12-04 19:22
상반기 총차입금 119조원…사업 전환 7년간 투자액 늘고 현금은 줄어
조대식·장동현·김준·박정호 '용퇴' 뜻모아 … 후임 인선 관심
조대식·장동현·김준·박정호 '용퇴' 뜻모아 … 후임 인선 관심
오는 7일 예정된 SK그룹의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단의 일괄 사퇴가 전망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회장단이 활동한 지난 7년간 그룹의 자산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재계 2위로 도약하는 등 공이 큼에도 최근 악화한 SK그룹의 재무구조 악화, 투자회사와 계열사 간 중복투자, 연이은 계열사 기업공개(IPO) 불발 등이 결국 그룹의 체질개선을 강제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특히 부회장단의 일괄 사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파이낸셜 스토리로 인해 그룹의 주력사업이 180도 변한 만큼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은 7일 예정된 SK그룹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 일괄 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모두 물러날 경우 지난해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미주대외협력총괄로 부임한 유정준 부회장과 서진우 중국담당 부회장 역시 동반 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갑작스러운 부회장단의 일괄 사퇴는 급격히 악화한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그룹 차원의 신사업 투자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세대교체로 풀이되고 있다.
먼저 그룹의 재무상태를 보면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등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사업전환을 시작한 2017년부터 반도체, 배터리 선행투자로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반대로 현금은 줄어들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그룹의 총차입금 규모는 11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말(61조원)과 비교했을 때 95%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2.1%가 늘었다.
그룹 계열사별로 눈에 띄게 증가한 부문은 반도체(SK하이닉스) 26조740억원, 정유화학(배터리 포함) 31조3120억원 등이다. SK그룹의 올해 상반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37%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어가면 금융비용 부담이 큰 것을 의미한다.
반면 현금은 크게 줄었으며,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차입금을 갚기 위한 부담도 증가했다.
SK그룹의 현금 규모를 보여주는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금액)은 2017년 22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85조4650억원으로 4배가 늘었다. SK그룹의 총차입금상환계수(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2.6배를 기록했다. 2018년 1.1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까지는 안정적 수준이지만 단기간 크게 늘어난 차입금 부담을 두고 SK그룹은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업전환 7년간 늘어난 성과만큼이나 투자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K그룹의 합산 설비투자(CAPEX)액은 35조원으로 이전 3년(2018~2021년) 평균인 20조원과 비교해 확대된 상황이다.
그룹 계열사관 사업경쟁 과열로 인한 중복투자도 숙제다. SK㈜는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2015년부터 총 9건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조인트벤처(JV) 설립은 4건이다. 지분투자는 5건을 실행해 총 18건의 투자가 진행됐다.
투자분야는 바이오, 신소재, 가스 등 자원, 전력반도체, 전기차소재, 음극재, 동박 등이다. 문제는 사업 계열사에서도 관련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인데, 지주사의 투자가 사업계열사와의 동반성장 효과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지출만 이중으로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음극재 투자와 관련해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북미 광물개발 기업들과 음극재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며, SKC의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도 해외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광물·에너지 개발사업 역시 SK E&S, SK에너지, SK네트웍스가 각자 진행하면서 중복 투자문제가 제기됐다.
또 SK지오센트릭이 독자적인 친환경 신소재 개발과 투자에서 성과를 내는 것과는 별개로 SK㈜가 관련 글로벌 기업 인수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계열사의 동반성장 효과보다는 같은 사업을 두고 이중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의 중복상장 이슈가 불거지면서 SK렌터카의 자진상장폐지 후 100% 자회사 편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SK그룹 내부 관계자는 "부회장단의 사퇴 필요성을 꼽으라면 어떤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급변한 기업 체질에 맞춰 경영진의 교체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부회장들이 차기 세대를 위해 용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SK㈜와 SK이노베이션 후임 대표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과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거론된다. 유연한 조직변화를 위해 부회장 자리는 따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후임으로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물망에 올랐으나 SK디스커버리가 SK그룹에서 독립한 상황에서 최창원 회장도 의장직을 사양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임 여부는 미지수다.
부회장단이 활동한 지난 7년간 그룹의 자산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재계 2위로 도약하는 등 공이 큼에도 최근 악화한 SK그룹의 재무구조 악화, 투자회사와 계열사 간 중복투자, 연이은 계열사 기업공개(IPO) 불발 등이 결국 그룹의 체질개선을 강제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특히 부회장단의 일괄 사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파이낸셜 스토리로 인해 그룹의 주력사업이 180도 변한 만큼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은 7일 예정된 SK그룹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 일괄 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모두 물러날 경우 지난해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미주대외협력총괄로 부임한 유정준 부회장과 서진우 중국담당 부회장 역시 동반 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만에 차입금 2배 증가...현금은 줄면서, 금융부담 커져
갑작스러운 부회장단의 일괄 사퇴는 급격히 악화한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그룹 차원의 신사업 투자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세대교체로 풀이되고 있다.
먼저 그룹의 재무상태를 보면 장동현 부회장, 김준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 등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사업전환을 시작한 2017년부터 반도체, 배터리 선행투자로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반대로 현금은 줄어들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그룹의 총차입금 규모는 11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말(61조원)과 비교했을 때 95%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2.1%가 늘었다.
그룹 계열사별로 눈에 띄게 증가한 부문은 반도체(SK하이닉스) 26조740억원, 정유화학(배터리 포함) 31조3120억원 등이다. SK그룹의 올해 상반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37%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어가면 금융비용 부담이 큰 것을 의미한다.
반면 현금은 크게 줄었으며,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차입금을 갚기 위한 부담도 증가했다.
SK그룹의 현금 규모를 보여주는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금액)은 2017년 22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85조4650억원으로 4배가 늘었다. SK그룹의 총차입금상환계수(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2.6배를 기록했다. 2018년 1.1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까지는 안정적 수준이지만 단기간 크게 늘어난 차입금 부담을 두고 SK그룹은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업전환 7년간 늘어난 성과만큼이나 투자액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K그룹의 합산 설비투자(CAPEX)액은 35조원으로 이전 3년(2018~2021년) 평균인 20조원과 비교해 확대된 상황이다.
◆지주사 따로, 계열사 따로...투자방향성 재정립 필요
그룹 계열사관 사업경쟁 과열로 인한 중복투자도 숙제다. SK㈜는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2015년부터 총 9건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조인트벤처(JV) 설립은 4건이다. 지분투자는 5건을 실행해 총 18건의 투자가 진행됐다.
투자분야는 바이오, 신소재, 가스 등 자원, 전력반도체, 전기차소재, 음극재, 동박 등이다. 문제는 사업 계열사에서도 관련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인데, 지주사의 투자가 사업계열사와의 동반성장 효과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지출만 이중으로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음극재 투자와 관련해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북미 광물개발 기업들과 음극재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며, SKC의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도 해외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광물·에너지 개발사업 역시 SK E&S, SK에너지, SK네트웍스가 각자 진행하면서 중복 투자문제가 제기됐다.
또 SK지오센트릭이 독자적인 친환경 신소재 개발과 투자에서 성과를 내는 것과는 별개로 SK㈜가 관련 글로벌 기업 인수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계열사의 동반성장 효과보다는 같은 사업을 두고 이중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의 중복상장 이슈가 불거지면서 SK렌터카의 자진상장폐지 후 100% 자회사 편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SK그룹 내부 관계자는 "부회장단의 사퇴 필요성을 꼽으라면 어떤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급변한 기업 체질에 맞춰 경영진의 교체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부회장들이 차기 세대를 위해 용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SK㈜와 SK이노베이션 후임 대표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과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거론된다. 유연한 조직변화를 위해 부회장 자리는 따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후임으로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물망에 올랐으나 SK디스커버리가 SK그룹에서 독립한 상황에서 최창원 회장도 의장직을 사양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임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