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1월 번호이동 28만7907건...갈아타기 효과

2023-12-04 16:32
'0원 요금제' 종료에 요금제 바꾸기 시동
이통3사 이동은 나란히 뒷걸음질

2023년 이동통신사 번호이동 건수 월별 현황. [출처=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11월 이통3사의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가 나란히 감소한 반면, 알뜰폰(MVNO)만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0원 요금제'라는 파격적인 행사 기한이 끝나면서, NVNO 가입자들이 또 다른 MVNO 업체로 대거 갈아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총 52만7229건이다. 이는 올해 최다 이동을 기록한 지난 5월(52만6909건)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전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MVNO로 28만7907건이다. 전월 23만330건보다 42.6%(5만7577건) 늘었다. 

반면 이통3사의 경우 모두 번호이동 건수가 감소했다. 지난 10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신규 모델 출시에 따른 역기저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10월 7만9671건에서 11월 7만54건으로 12.1%(9617건) 줄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1만2643건에서 10만3222건으로 10.3%(9421건), LG유플러스는 7만3612건에서 6만6046건으로 8.4%(7566건) 각각 줄었다.

MVNO 번호이동 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은 지난 5월 업계를 강타했던 0원 요금제 혜택 기간이 종료되며 알뜰폰 간 이동이 다시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시 일부 MVNO 사업자는 고객 유치를 위해 7개월간 무료 요금제를 선보였다. 출시와 함께 요금제 0원이라는 당근이 사라질 무렵인 11월에 MVNO 가입자간 대이동 재연이 예고됐다. 실제 MVNO에서 MVNO로 갈아탄 가입 건수를 보면 5월 17만4253건, 11월 18만3653건으로 차이가 1만건을 밑돈다.

MVNO는 이통3사와 달리 선택약정에서 자유로워 가입과 해지가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쉽다. MVNO업계 관계자는 "MVNO 가입자는 약정 기간이 없어 그만큼 이동이 간편하고 자유롭다"며 "가입한지 얼마 안된 고객에게도 '조만간 더 싼 요금제 찾아 이동할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VNO업계의 고객 유치 경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요금 할인,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1일 최대 81% 할인된 '고객 감사' 요금제를 들고나왔다. 이 상품은 데이터 사용량 등 개인 일상의 특성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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