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식 가동'한다는 北만리경 1호...위성사진 공개할까

2023-12-01 00:26
12월 1일 정찰위성 공식 임무 수행 착수

북한이 11월 21일 오후 10시 42분 28초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은 최근 발사에 성공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정상 가동 중이라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정찰위성으로 한국·미국·일본에 있는 군사기지를 비롯해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국방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찰위성 공식 임무 수행 시기를 12월 1일로 못 박은 북한이 첫 조치로 위성사진을 공개할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정찰위성으로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와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는 전날 정찰위성이 시험 촬영한 사진 자료와 정찰위성에 대한 세밀 조정 관련 내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샌디에이고 해군기지는 평양 시간으로 29일 오전 2시 24분 50초, 가데나 공군기지는 오전 10시 16분 42초에 각각 촬영됐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커다란 기대와 만족을 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정찰위성 활동에 만족했다는 언급으로 미뤄봤을 때 북한은 계획대로 1일부터 첫 정찰위성 공식 임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1월 21일 밤 만리경-1호를 발사한 이후 한반도 일대와 괌·하와이 주요 미군기지, 미국 백악관·펜타곤(국방부)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또 만리경-1호가 세밀 조정 과정을 거쳐 12월 1일 정식 정찰 임무에 들어간다고 공언했다.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은 궤도에 진입한 후 전력화를 위한 운용시험평가 과정을 거친다. 정찰위성 발사 이후 전력화까지 보통 4~6개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열흘 만에 정찰위성 운용 준비를 마치고 전력화에 들어가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정찰위성이 궤도에 올라 상태 점검을 하고 통신 교환을 통해 위성 내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영상을 촬영하기 위한 초점을 맞추는 작업도 오래 걸린다”며 “이런 작업을 마친다 해도 북한 정찰위성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정찰위성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제기된다. 북한은 해상도 등 정찰위성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위성사진 실물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 정찰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해상도가 낮아 정식 임무를 시작하더라도 위성사진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위성사진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인터넷에도 펜타곤과 백악관 이미지는 많이 있다”며 평가절하했다.
 
다만 북한이 정식 정찰 임무 개시에 맞춰 위성사진을 전격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성사진을 통해 감시·정찰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만큼 북한이 보정·조정 과정을 거쳐 기술 수준을 속이려 할 수 있다. 미국 등 군사기술 선진국들도 정찰위성 사진을 공개할 때 어느 정도 보정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