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거제 개편 놓고 '갈팡질팡'

2023-11-30 01:00
29일 의원총회 30일로 순연…선거제 논의 전망
당 일각 "위성정당 창당 혹은 병립형 회귀…설득 위해 순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선거제 개편을 두고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어떤 선거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의석수를 잃을 수도, 더 얻을 수도 있는 만큼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탓이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공지를 통해 "보다 많은 의원의 참여 속에 선거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더 충분한 시간 동안의 논의를 하기 위해 30일 오후 1시 30분 의총을 개의한다"며 "오후 2시 본회의 산회 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달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하루 미룬 이유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부패 검사 2명의 탄핵안 △전당대회 룰 △선거법 등 산적한 당내 현안에 비해 논의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당내에 산적한 여러 현안 논의 때문에 시간 확보를 위해 일정을 미뤘다는 설명이지만, 실제 이유는 당내에서도 선거제 관련 의견 대립이 팽팽하기 때문에 미룬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탄희 의원은 지난 28일 현행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와 '위성정당 창당 금지'를 주장하며, 내년 총선에서 용인정 지역구 불출마 선언과 함께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선포를 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유튜브 라이브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 이 폭주와 과거로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립형으로 해야 한다' 댓글에 "신중하게 논의하겠다.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고 답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병립형으로의 회귀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내에서 의견이 분분한데 이럴 때는 결국 지도부 의견대로 가게 된다"며 "이 대표가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했으니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을 만들거나 병립형 회귀 등의 선택을 할 것 같고,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거나 설득 근거를 보충하기 위해 하루 순연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지도부의 고민 거리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국가를 위해서 할 일이 무엇인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제에 대해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이낙연 신당설' 등에 대해 "정당 창당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