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의 친절한 복덕방] ①내 집 마련 '첫걸음'…청약 통장을 만들어보자

2023-11-28 06:00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농협·신한·우리 등 9개 은행
청약 통장 종류부터 확인하자…공공주택? 민영주택?
매월 10만원씩 '기본'…"당첨확률 높이기 위한 방법"

16일 서울 잠실동 일대. [사진=연합뉴스]

청약은 '내 집 마련' 실현 방법 중 하나다. 주택 청약은 집을 사겠다고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청약을 한 사람 중 추첨을 통해 주택 구매 기회를 주고 청약에 당첨되면 아파트를 분양가로 구입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주택청약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77년이다. 청약 제도의 장점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어서 시세가 반영되는 매매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측면도 청약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청약은 실제로 당첨이 되고 입주까지 보통 2~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 당장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청약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 종류엔 뭐가 있을까? 청약 주택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LH 및 지방공사가 건설하는 주거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주택 혹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또는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건설·개량하는 주거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주택인 '국민주택'과 국민주택을 제외한 민영주택이다.

청약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약 통장 만들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약 통장은 어떻게 만들지?"
현재 만들 수 있는 청약 통장은 단 한 가지 종류뿐이다. 바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과거에는 청약 저축, 청약 예금, 청약 부금 등 세 종류의 통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모두 공급받기 위한 청약 통장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09년 5월 6일 출시됐다. 기존의 청약저축에 청약예금, 청약부금 기능을 한데 묶은 이른바 '올인원' 통장이다. 가입 대상은 연령, 자격 제한과 관계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적립 방법은 매월 2만원 이상 5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가입 시 구비해야 하는 서류도 간단하다. 만약 본인이 직접 가입을 신청할 경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증표가 있어야 하고, 배우자 혹은 직계 존·비속이 대리 가입을 신청할 경우 주민등록표 등본과 대리인 실명 확인 증표가 있어야 한다. 

2023년 11월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을 제공하는 시중 은행은 총 9개 사다. 농협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이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층을 위한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추후 따로 다뤄보겠다.)

상품을 제공하는 은행별로 약간의 명칭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다 같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비대면 계좌 개설도 가능해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마이홈플랜 주택청약종합저축'이란 이름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가입 방법은 인터넷, 모바일, 영업점, 전화 신규 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가 갖고 있는 청약 통장은 뭐지?"
지금까지는 순도 100% '청알못(청약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내용이었다면, 이제는 청약 제도를 접해본 독자들을 위한 내용이다. 

청약 제도를 이용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나의 청약 통장 종류 확인하기'다. 주택청약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약 50년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2009년 이전에 청약 통장을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서다.

과거에는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 통장과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 통장이 분리돼 있었다. 예컨대 2003년 무렵 청약 통장을 만들었다면 청약통장의 종류는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중 하나가 된다. 

만약 내가 2003년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통장인 청약저축 통장을 만들고 2023년인 현재까지 청약 통장에 돈을 넣었다면 안타깝게도 국민주택 유형에만 청약을 넣을 수 있다.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해선 기존에 있던 청약 통장을 해지하고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타야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청약 통장의 종류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홈페이지에서 한 번에 조회가 가능하다. 청약홈 홈페이지에서 청약통장 가입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데 이때 필요한 서류는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네이버 인증서, KB국민 인증서, 토스 인증서 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 없는데...2만원씩 넣어도 될까?"
내가 가진 청약 통장의 종류까지 확인했다면 이제는 납입의 시간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적립 방법에 나온 대로 매월 2만원씩 청약 통장에 넣으면 청약에 당첨될 수 있을까? 정답은 '절대 아니오'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가입자는 매월 약정된 날에 약정된 금액을 납입하되, 월납입금은 2만원 이상 50만원 이하로 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왜 2만원씩 넣으면 청약에 당첨될 수 없다는 걸까? 그 이유는 청약 제도에선 '납입 인정 금액'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서 청약 통장에 매월 1억원씩 넣는다고 해도 인정되는 금액은 최소 2만원에서 최대 10만원이다. 특히 국민주택(공공주택)은 일반공급으로 청약할 때 납입 인정 금액이 높은 사람이 먼저 당첨이 되기 때문에 월 10만원씩 청약 통장에 납입을 해야 청약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달 2만원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금액이다. 특히 LH나 SH, GH 등에서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분양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민영 주택보다 인기가 치열하다"며 "여기서 당첨이 되고 싶으면 오랜 기간 동안 매월 10만원씩 넣어야 일단 청약 통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