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내달 7일 게임계 '오스카상'…한국게임 6년 만에 수상하나

2023-11-28 00:20
젤다의전설·발더스게이트3 등 '올해의 게임상' 후보 유력
P의거짓·데이브더다이버도 수상 후보작 올라 주목

'더 게임 어워드 2023'이 오는 12월 7일 개최된다. [사진=더 게임 어워즈]

오는 12월 7일(현지시간) 열리는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 2023'에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GA 2023는 캐나다 방송인 제프 케일리가 2014년부터 주최하는 게임 시상식이다. 게임 시상식 중에서는 손꼽힐 정도로 높은 권위를 갖고 있어 '게임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린다. 짧은 역사에도 연말 한 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TGA는 총 31개 부문의 수상 후보작을 공개하며 시상식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GOTY)' 주인공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크다. '발더스 게이트 3'와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올해는 특히 GOTY의 주인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각 부문 수상작은 심사위원단 평가 90%와 이용자 공개 투표 점수 10%를 합산해 결정된다. 심사위원단은 게임 평론가·기자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TGA에서는 국내 게임도 총 3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e스포츠 선수·코치 관련 부문까지 포함하면 5개로 늘어난다. 이 중 네오위즈 'P의 거짓'이 2개 부문,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1개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GOTY 후보에 오르는 등 총 3개 부문에서 후보로 등재된 이후 가장 많은 게임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올해 'GOTY' 유력 후보는
이번 TGA에서 올해의 게임 후보에 올라간 게임은 총 6개로 △앨런 웨이크 2 △발더스 게이트 3 △마블 스파이더맨 2 △바이오하자드 RE:4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등이다. 이 중 유력한 GOTY 후보로는 발더스 게이트 3(라리안스튜디오)와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닌텐도)이 꼽힌다.

발더스 게이트 3는 지난 8월 출시된 롤플레잉게임(RPG)으로, 무려 23년 만에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이다. 기존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와 개발사는 물론 장르도 달라지면서 출시 전에는 우려도 상당했지만, 출시 이후 전략적인 부분을 한껏 활용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과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선택지 등으로 플레이어들이 다채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정식 한글 발매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며 높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발더스 게이트 3 [사진=라리안 스튜디오]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역시 지난 2017년 출시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정식 후속작이다. 전작이 2017년 출시 당시 수많은 게임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쓸었을 정도로 호평받으면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기존 작품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주위 물건들로 다양한 사물을 만드는 '크래프팅' 등 새로운 요소까지 적절히 버무려 전작의 게임성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출시된 이후 9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누적 1950만장을 판매하며, 닌텐도의 회계연도 상반기(4~9월) 호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후보에 오른 다른 게임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앨런 웨이크 2는 3인칭 RPG 게임으로 서바이벌 호러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다.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수준 높은 그래픽 등으로 호평받았다. 마블 스파이더맨 2는 마블의 유명 지식재산권(IP) '스파이더맨'을 오픈월드 RPG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메타스코어 90점을 달성했다.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사진=한국닌텐도]

바이오하자드 RE:4는 기존 '바이오하자드4'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단순히 그래픽 수준만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맵의 구성, 세부적인 연출 등에서 변화를 줘 원작을 플레이해 본 게이머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닌텐도가 무려 11년 만에 출시한 횡스크롤 형태의 '2D 마리오' 신작이다. 마리오 시리즈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횡스크롤 게임 방식을 접목하면서, 기존 2차원(2D) 마리오와는 차별화된 게임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K-게임, 6년 만의 수상 성공할까
올해 TGA에는 한국 게임사들의 게임이 3개 부문에 후보로 등재됐다. '올해의 게임'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P의 거짓이 '최고의 RPG'·'최고의 아트 디렉션(미술상)' 등 2개 부문에, 데이브 더 다이버가 '최고의 인디 게임'에서 수상을 노린다.

P의 거짓은 '최고의 RPG' 부문에 △발더스 게이트 3 △파이널 판타지 16 △스타필드 △씨 오브 스타즈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발더스 게이트 3는 올해의 게임 부문에도 후보로 올랐을 만큼 경쟁력 있는 게임으로 꼽히고, 파이널 판타지 16과 스타필드 역시 출시 전부터 '대작 게임'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미술상 부문에서는 △앨런 웨이크 2 △하이파이 러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P의 거짓 [사진=네오위즈]

두 부문 모두 경쟁작들이 출중한 만큼 수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다만 P의 거짓은 최근 또 다른 게임 시상식인 '닉스 게임 어워즈'에서 '최고 롤플레잉 게임상'을 받고, 지난 15일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대상 포함 6관왕을 차지하며 이목을 끌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최고의 인디 게임' 부문에 △코쿤 △드레지 △씨 오브 스타즈 △뷰파인더 등과 함께 등재됐다. 후보작 중 유일한 한국 게임이다. 넥슨에 따르면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거뒀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넥슨 신규개발본부 산하에 출범한 서브 브랜드에서 만든 게임이 인디 게임 후보에 오르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이는 TGA 주최 측의 자체적인 분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한 부문에서라도 수상한다면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최고의 멀티 게임' 부문에서 수상한 이후 6년 만에 국내 게임사들의 TGA 수상 사례(e스포츠 제외)가 나오게 된다. 2017년 이후에는 지난 2021년 넷마블의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최고의 모바일 게임' 부문 후보작에 오른 적이 있지만 실제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넥슨]
 
엇갈린 희비 반영…차기 대작 공개도 주목
이번 TGA에서 단일 게임 중 가장 많은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은 발더스 게이트 3와 앨런 웨이크 2다. 두 작품 모두 '올해의 게임'을 비롯해 8개 부문 후보에 등재됐다. 마블 스파이더맨 2가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는 각각 5개다. 바이오하자드4: RE와 사이버펑크 2077(확장팩 포함) 역시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당초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부 게임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성을 반영하듯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4'는 '최고의 멀티 게임' 부문과 '접근성 혁신상' 등 2개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다. 역시 대작으로 주목받았던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스타필드' 역시 '최고의 RPG' 부문 한 곳에서만 후보가 되는 데 그쳤다.

한편 TGA는 단순 게임 시상식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 유수의 게임사들이 영상으로 자사 기대작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신작을 전격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글로벌 게이머들의 시선이 한데 쏠리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도 그간 TGA 후보 등재와는 별개로 자사 게임들을 이곳에서 여럿 소개해 왔다. 올해 역시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기대작들이 새로운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