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유치에 팔 걷어붙인 총수들…파리서 막바지 총력전

2023-11-26 17:18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기업 총수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뭉쳤다.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 정부와 함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각오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3~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과의 오찬·만찬, 국경일 리셉션 행사 등에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마지막 외교전을 펼치기 위함이다.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부산 엑스포 민관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재용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조부인 이병철 회장이 1953년 부산에 공장을 설립했다는 부산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며 "미래 도시인 부산이 엑스포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유와 연대를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 총수들은 그간 2030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열정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은 10월부터 BIE본부가 있는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장기간 상주하며 각국 BIE 대사를 설득하는 한편 주변국을 돌며 유치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6월에는 발목 부상을 겪으면서도 목발을 짚고 BIE 4차 경쟁 PT에 참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멕시코·파나마·영국 등지를 돌며 현지 대통령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부산의 경쟁력을 소개하는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차·기아의 유럽 생산 거점인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유치 활동을 펼쳤다. 

구광모 회장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생산기지가 있는 폴란드를 찾아 총리를 예방하고 지지를 요청했으며, 신동빈 회장도 지난달 일본을 찾아 현지 정·재계 인사들에게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오는 28일 개최지가 결정되는 2030 세계박람회는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 도시가 개최를 놓고 경합 중이다. 투표권을 쥔 182개국 BIE 대표들이 익명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한다. 1차 투표에서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없으면 3위가 탈락, 1·2위가 2차 투표에서 우열을 가리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초청 오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