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큰손 사우디, 이번엔 자국서 테니스대회 개최

2023-11-26 12:03
넥스트 젠 ATP 파이널스
21세 이하 8명 출전…아랍 1인 등
올해부터 2027년까지 6년간
메가시티 네옴 후원…총상금 증액
축구·자동차 경주·골프에 이어 테니스

요르단의 압둘라 셸바이가 공을 보고 있다. [사진=ATP]
스포츠계 큰손이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에서 테니스대회를 개최한다.

넥스트 젠 ATP 파이널스 프리젠티드 바이 네옴(총상금 200만 달러)이 오는 28일(현지시간)부터 내달 2일까지 5일간 사우디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실내 하드 코트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는 2017년 시작됐다. 초대 우승자는 정현이다. 지난해까지 6년간은 이탈리아(밀라노 팔라리도)에서 개최됐지만, 올해부터 2027년까지 6년간은 사우디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는 8명이다. 21세 이하 상위 순위자 7명과 와일드카드 1명으로 구성된다.

8명은 그린과 레드 그룹으로 나뉘어 싱글 전용 코트에서 라운드 로빈을 치른다. 라운드 로빈 이후에는 준결승과 결승으로 이어진다.

그린 그룹에는 프랑스의 아서 필스, 스위스의 도미니크 스트리커, 이탈리아의 플라비오 코볼리와 루카 나르디가 있다.

레드 그룹에는 프랑스의 루카 반 아셔르, 미국의 알렉스 미셸슨, 세르비아의 하마드 메제도비치와 요르단의 압둘라 셸바이가 포함됐다. 셸바이는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아랍인이다.

셸바이는 "대부분 아랍 국가에서 테니스는 스포츠로 발전하지 않았다. 요르단인이자, 아랍인으로서 대회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아랍에는 인재와 특별한 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다. 아랍 테니스 팬과 사우디 팬들이 와서 내 플레이를 지켜봤으면 좋겠다. 유일한 아랍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 총상금은 140만 달러(약 18억2000만원)다. 올해는 60만 달러(약 7억8000만원)를 증액했다. 우승자는 51만4000 달러(약 7억원)를 받는다. 사우디 메가시티 네옴이 후원사로 붙으면서다.

사우디는 축구, 자동차 경주, 프로골프(LIV 골프, 아람코 팀 시리즈)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개최로 후원 종목에 테니스를 추가했다.

지난해 7월 영국 매체인 가디언은 사우디가 2021년 초부터 올해까지 스포츠 후원으로 63억 달러(약 8조2000억원)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유럽 등 서방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이라고 부른다. 사우디 내 인권 문제와 언론인(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