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근로자 10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한 결과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359명 중 39명(10.9%)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들어온 상담 이메일 1592건 중 53건은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제보자 본인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했다는 메일은 48건, 직장 동료의 자살 사건을 인지하거나 목격한 경우가 4건, 자살 근로자의 유가족이 제보한 경우가 1건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7.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비슷한 직급 동료' 22.3%, '대표나 임원·경영진 등 사용자' 19.2%였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회사 3곳 중 2곳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을 회사에 신고한 56건 중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나 조치 의무를 제대로 지켰다고 답한 비율은 32.1%에 그쳤다.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답변은 26.8%로 집계됐다. 

최승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거나 사업주가 괴롭힘 당사자일 때는 조사나 조치 의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 등 다양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