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담대 혜택 '청년주택드림통장'…서울에선 사실상 그림의 떡?

2023-11-26 11:28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내 집 마련 청년 지원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청년층의 자산형성과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서울에서는 대출 대상이 되는 아파트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청년층의 자산형성과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1년간 청약 통장에 가입하면 2%대의 저리대출을 생애 3단계에 걸쳐 추가 우대하는 획기적인 '청년 내집 마련 1·2·3'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은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가입 요건은 연 소득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되고, 이자율은 기존 최대 4.3%에서 4.5%까지,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높였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1년 이상, 납입액은 1000만원 이상이면 대출 가능하다. 대상 주택은 분양가 6억원, 전용면적 85㎡ 이하다.

이 통장으로 청약에 당첨되면 전용 대출인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통해 최저 2.2%(소득·만기별 차등)의 낮은 금리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해 준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서울에선 대출 요건을 충족하는 분양가 6억원 이하 아파트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전용 85㎡ 이하 일반 분양 물량은 총 1만6658가구다. 이 중 분양가 6억원 이하 물량은 전체의 7.16%인 1193가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85㎡ 이하 물량 1만7396가구 중 분양가가 6억원 이하는 총 984가구(3억원 이하 83가구, 3억∼6억원 이하 901가구)였다. 청년 주택드림 대출 대상을 충족하는 서울 아파트 물량이 매년 1000가구 안팎에 그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서울에서 85㎡ 이하의 6억원 이하 분양 물량 비중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서울 4개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분양가 자체가 내려가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수도권인 경기도나 인천에서는 정책의 효과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천의 85㎡ 이하 분양 물량은 총 9239가구다. 이 가운데 6억원 이하(3억원 이하 154가구, 3억∼6억원 이하 7017가구)는 전체의 77.61%에 이른다. 경기도는 4만398가구 중 61.92%에 해당하는 2만5018가구의 분양가가 6억원 이하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