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못 믿을 공시, 책임자는 없고 피해자만 남았다
2023-11-23 14:50
주식시장이 못 믿을 정보로 혼란하다. 공시는 투자자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다. 투명성과 신뢰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에선 상장사의 불투명한 공시로 비판이 들끓고 있다. 지난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파두는 의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는 말 그대로 주식을 팔아 기업 경영을 공개하는 것이다. 파두는 최소한의 IPO의 의의조차 지키지 않았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갔다. 파두의 '어닝 쇼크'가 알려진 날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파두의 소액주주 수는 약 10만명이다. 하한가에 개인투자자가 손 쓸 틈은 없었다. 파두에 투자한 사모펀드(PEF)는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실적이 발표되기 직전이었다. 정보 비대칭이라는 문제제기는 불가피하다.
실적 악화, 소송 제기 등 불리한 내용을 뒤늦게 알리는 '늑장 공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올빼미 공시'도 이어졌다. 연휴 직전 악재성 내용을 공시해 연휴가 끝난 직후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역시 개인투자자가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개인이 발행기업의 회계와 사업정보를 직접 확인하기엔 한계가 있어서다. 당연히 기업이 공개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불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는다면 그 시장에 투자할 투자자는 아무도 없다. 이제부터라도 불성실한 상장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법을 고민해야 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