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은 오르는데…서울 갭투자 비중 58개월 내 최저, 왜?

2023-11-23 15:21
서울 외곽·중심지 가리지 않고 갭투자 감소
10월 매물 급격히 늘고 매수 심리도 꺾여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전셋값이 오르며 갭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중은 58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이 심화하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0월 갭투자 비중은 5.2%(2839건 중 148건)로, 집계가 시작된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해당 비중이 18.5%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열 달 만에 13.3%p가 하락한 것이다. 
 
갭투자 비중 감소는 서울 외곽과 중심지를 가리지 않았다. 노원구의 갭투자 비중은 올 1월 22.4%에서 지난달 3.1%까지 줄었고, 1월 갭투자 비중이 각각 15%, 11%였던 도봉구와 강북구는 지난달 갭투자 거래 가 집계되지 않았다. 
 
강남구 또한 같은 기간 16.8%에서 4.9%로 감소했으며 서초구는 12%에서 3%로 줄었다. 지난 1년간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갭투자 거래가 있었던 송파구 역시 올 1월 22%에서 10월 3%로 갭투자 비중이 대폭 떨어졌다.
 
매맷값과 전셋값 차이를 이용하는 갭투자는 전셋값이 오르면 투자해야 할 자금이 줄어 들어 활발해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셋값은 5월 넷째 주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갭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투자자들이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 여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집값 6억원·연 소득 1억원 초과) 공급 중단 등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자금력이 줄어든 데다 올해 들어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며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에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셈이다. 
 
매물도 급격히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일 7만2154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같은 달 31일 7만8406건까지 8.7% 늘었으며, 이달 초에는 처음으로 8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택매수심리도 111.1을 기록하며 9월보다 8.3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갭투자 또한 ‘투자’이기 때문에 부동산 매입 후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전셋값은 결국 돌려줘야 하는 돈으로, 전셋값이 오르더라도 결국 집값이 상승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시장 또한 불확실해지면서 최근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들어선 것이 갭투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