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내년 韓 경제성장률 2%…부동산 위험 노출 가능성" 경고

2023-11-22 15:24

[사진=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 수준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내 경제와 산업에 있어 고금리·고환율·고유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건설사와 은행 등이 부동산PF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4년 한국 신용전망:다방면의 난관에 대한 대응'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미디어브리핑에서 "내년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2.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날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발표된 골드만삭스(2.3%), 국제통화기금(2.2%) 전망보다는 낮았다. 

한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국제 에너지·식량 가격 충격, 기업·정부부채, 고령화 등이 거론됐다. 


한국신용평가도 내년 한국경제가 경기침체·고금리·고유가 등 여파가 지속돼 국내 대부분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건설·석유화학 업종 등을 부정적으로 봤다. 국내 건설업의 PF 보증 규모는 작년 말 26조원대에서 지난 9월 말 28조원으로 확대 추세에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동산 착공과 분양이 지연돼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되지 않는 곳이 증가하고, 차환 과정에서 시공사에 신용보강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비은행 부동산PF 익스포저(노출액)가 확대돼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리파이낸싱(재구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위지원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비은행 금융업종 자산건전성 대응능력 점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반복되는 부동산PF 만기연장이 반복되면서 사업성이 저하되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부동산PF 추가연장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건 한신평 총괄본부장도 "중견급 이하 건설사는 정부 지원이나 자산 담보 없이는 회사채 발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10% 내외의 고금리도 부담 요인"이라면서 "과중한 PF 리스크가 지속되거나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는 국내 은행권이 내년 영업환경·자본적정성·조달 및 유동성·정부지원과 관련해 올해 수준을 유지하고,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자산건전성 압력에도 은행권의 대손충당금이 충분해 대손비용 발생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은행권 테일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현실화 우려를 내비쳤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한 부동산 익스포저는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면서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