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SK 등 '별들의 인사' 시작...'조직안정·신상필벌·세대교체' 대세

2023-11-21 1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차를 시작으로 이번주 LG와 삼성전자, SK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시작된다. 이번 인사 키워드는 '조직안정'과 '세대교체', '성과 중심'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2024년에도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직 안정화를 꾀하면서도 검증된 실력을 갖춘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해 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주요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LG인사 관전 포인트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봉석 LG부회장 등으로 구성된 3인의 부회장단 체제 지속 여부와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낸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다.

우선 권영수 부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당초 권 부회장은 안정적인 조직운영과 경영성과로 유임 가능성이 나왔지만 결국 물러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신학철 부회장과 권봉석 부회장은 임기가 2025년 3월로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교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계열사에서는 조단위 적자를 기록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과 올 초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및 디도스 공격사고 등으로 홍역을 치른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나온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영업이익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의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할 예정이다. 관심사는 2021년 출범해 올해로 2년차를 맞은 반도체 투톱 '한종희(DX부문)-경계현(DS부문)' 체제의 유지 여부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부진과 '이재용 회장 취임 1년차'를 맞아 파격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관측과 아직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조직 안정이 우선이라는 얘기가 동시에 나온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필요성도 계속 나오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에 상응하는 조직개편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TV와 가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한 부회장이 겸임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DA)사업부장 자리를 채울 새로운 리더가 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SK그룹과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GS그룹, LS그룹 등도 11월~12월 초에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7년 만에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한 만큼 대대적인 인사 발탁과 조직개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네 명의 그룹 부회장단 교체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 정덕균 포스코DX 대표, 이동렬 포스코엠텍 대표, 윤양수 포스코스틸온 대표 등 CEO 9명 가운데 6명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만큼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인사를 마친 LS그룹 역시 오재석 LS일렉트릭 전력CIC 부사장과 LS엠트론 신재호 대표이사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미래 먹거리인 LS MnM 사업부에 COO(최고운영책임자),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가 LS MnM의 COO로, LS CFO인 심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LS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전 세계 고금리·고유가·장기 저성장 등 엄중한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주요 계열사 CEO를 대부분 유임시킴으로써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면서 "이와 동시에 '비전2030' 달성이라는 새로운 미션과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해 성과가 부진한 분야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