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찬바람 불 때 찾는 배당주…배당기준일 확인하세요

2023-11-20 17:3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이 성큼 다가오면서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말도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몇몇 대기업은 배당금 지급을 시작했습니다. 주의할 점은 내년부터 변경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배당 시기 및 절차가 달라지는 상장사들이 늘어날 수 있어서 배당기준일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삼전, 배당금 총액 2조원 넘어…연말 배당시즌도 성큼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배당금 총액은 2조4521억원, 1주당 361원의 현금을 지급합니다. 삼성전자보다도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3일 1주당 2500원을 지급합니다. 24일에는 한샘이 1주당 3000원을 배당할 예정입니다. 한샘 주식 10주를 보유하신 주주분들께서는 3만원을 배당 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것 외에 또 다른 과실이 있습니다. 바로 배당금입니다. 기업이 이익을 발생시켜 회사내에 누적해 온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기업의 소유주에게 분배하는 것을 뜻합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같이 글로벌 매크로 환경과 지정학적 이슈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배당금을 못 받으셨다고요? 괜찮아요. 아직 연간 배당금이 남아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 상장회사 대부분은 연(年) 1회 배당금을 지급하는 '연 배당금' 형태로 지급합니다. 기업들은 12월 말에 배당 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합니다. 그다음 해 3월에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하고, 4월쯤에 투자자에게 배당금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설명을 듣다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으세요?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투자하는데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하잖아요. 일명 '깜깜이 배당'이라고 하는데, 현행 배당 제도는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을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배당 제도를 꼽았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지난 1월 말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 방안'을 내놓아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상장사가 먼저 배당액을 결정한 이후 배당기준일을 결정하도록 정관을 개정해 배당절차를 바꾸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내년 배당절차 개선방안 적용…투자 전략 중요성↑
배당 절차 개선방안 예시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올해 연말 배당금이 지급되는 내년의 경우, 정관 변경 기업들은 4월 초가 배당기준일이 된다는 뜻입니다. 또한, 내년부터는 자산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매년 5월 30일까지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배당절차 개선 여부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는 기업이 지배구조 핵심 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이를 준수하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3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 2267곳(지난해 12월 기준, 스팩·리츠 등 제외) 가운데 28.5%인 646개사가 배당 절차 개선안을 정관에 반영했습니다. 변경하지 않은 기업들은 이전과 동일하게 올해 12월 말이 배당기준일이 됩니다. 실수로 혼란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당기준일은 이름 그대로 상장사가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날입니다. 배당받을 주주가 정해지기 때문에 배당기준일 전에는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시점이 다를 수 있어 투자 시점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투자 목적이 배당수익이라면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유념하셔야 합니다. 결제 과정에 주식 매입일을 포함해 3일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배당기준일을 확인했으면 그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배당성향입니다. 회사의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을 배당성향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10%면 1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배당금으로 100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100억원을 기업이 발행한 전체 주식 수로 나누면 1주당 배당금이 산출됩니다. 주식 수가 100만 주라고 가정하면 1주당 배당금은 1만원이 됩니다.
 
다만, 배당금이 높은 회사들은 배당락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통 배당락일에는 배당받기 위한 요건을 맞춘 주주들이 물량을 던져 주가가 급락하기 때문입니다.
 
배당주에 투자할 때 증권가에서 회사의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참고해야 합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지만, 기대한 배당금이 제대로 지급될 종목들을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