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간 2만5300편 삭제" 中 단편 웹드라마 '칼날 단속'

2023-11-19 12:57
1분짜리 단편 웹드라마도 '홍색 정풍운동'
매달 300여편 웹드라마 심사 신청
'4.5조원' 中 단편 웹드라마 시장 팽창

중국 미니앱에 올라오는 각종 단편 웹드라마. [사진=웨이보]

중국이 최근 들어 팽창하는 단편 웹드라마(微短劇·웨이돤쥐)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방송·인터넷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은 최근 성명을 발표해 단편 웹드라마 제작 및 내용 검열심사 세칙을 하루 빨리 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콰이서우·비리비리·텐센트·더우인 등 단편 웹드라마를 올리는 숏클립(짧은동영상) 플랫폼뿐만 아니라 샤오청쉬(小程序, 미니앱)를 비롯한 각종 유통 채널도 상시 관리하고, 불법 단편 웹드라마를 유통·배급하는 앱은 블랙리스트에 올려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향후 한 달간 제목·스토리·캐스팅·사회적가치·마케팅·유통·배급 등 여러 방면에서 단편 웹드라마 제작을 대대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이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검열 및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 일종의 '홍색 정풍운동'을 펼치는 가운데, 단편 웹드라마에 대한 단속 칼날이 한층 거세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부터는 웹드라마에 대해서도 일반 영화·드라마처럼 발행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방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웹드라마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나가는 추세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석 달에 걸쳐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해 미니앱 2420개에 올라온 2만5300여편의 단편 웹드라마를 폭력성·선전성·저급성 등을 이유로 삭제했다. 

최근 중국 단편 웹드라마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 영화TV 컨설팅업체 데이터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만 모두 481편의 단편 웹드라마가 개봉됐다. 지난 한 해 전체 개봉된 단편 웹드라마 수(454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매달 300편 정도의 단편 웹드라마가 방영 심사를 신청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라디오방송(CNR)은 업계 관계자들이 올해 중국 단편 웹드라마 시장이 250억 위안(약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원자이셴(中文在線) 등과 같은 웹드라마 테마주는 최근 중국 증시 침체 속에서도 한 달 새 주가가 2배 넘게 뛰는 등 승승장구하는 추세다. 

단편 웹드라마는 적은 예산을 들여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려는 MZ세대 소비 트렌드에도 딱 들어맞아 너도나도 단편 웹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단편 웹드라마를 한 편 찍는 데 드는 제작비용은 20만~30만 위안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다수 단편 웹드라마가 출연진만 다를 뿐 비슷한 스토리 전개가 많아 식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베이징의 콘텐츠 제작사 하이시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제작비보다 플랫폼 노출과 트래픽을 구매하기 위한 마케팅 배급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 결국엔 드라마 한 편당 수백만 위안에서 수천만 위안까지 지출한다"며 "단편 웹드라마 성패는 스토리보다 마케팅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