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스티브 잡스?"...샘 올트먼 오픈AI CEO, 자신이 만든 회사서 쫓겨나

2023-11-18 09:07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이사회와 갈등 원인 추측
향후 오픈AI 행보에 마이크로소프트 입김 커질 듯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에서 쫓겨났다.

오픈AI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현 CEO인 올트먼의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CEO 자리는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미라 무라티가 임시로 맡는다.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이자 올트먼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그렉 브록먼 오픈AI 이사회 의장도 의장직에서 물러나 일반 임원으로 강등됐다.

오픈AI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올트먼이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하고 이사회 업무를 저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가 오픈AI를 계속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올트먼의 사임은 이사회의 신중한 검토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후임 CEO를 찾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올트먼은 엑스(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오픈AI에서 일했던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나 자신과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킨 시간이었다"며 "무엇보다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2015년 샘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 일리아 수츠케버 등이 의기투합해 설립됐다. 초기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투자를 받았지만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별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운영해 왔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지분 절반가량을 쥐고 있어 실질적인 회사 주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AI 비영리법인 이사회는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쿠오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업가 타샤 매카울리와 헬렌 토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선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해고를 두고 과거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것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트먼은 지난 6일(현지시간) 진행한 오픈AI 데브데이의 키노트를 맡고 각국 정상들을 만나 AGI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변하는 등 회사 CEO로서 일관된 행보를 보였다. 때문에 그 누구도 올트먼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올트먼이 회사에서 축출된 이유는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비영리 법인과 영리 법인으로 나누어 운영되는 오픈AI의 특이한 지배구조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인 'GPT-5' 개발과 독자 행보를 위해 외부 추가 자금을 모집하려던 올트먼과 회사 지배구조를 유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이사회 의견이 충돌한 것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올트먼이 축출됨에 따라 오픈AI 향후 행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입김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날 내부 임원회의 자리에서 "올트먼 해임 이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현 이사회와 무라티 CTO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